수은, 납, 방사능을 화장품으로 썼다고?!
수은, 납, 방사능을 화장품으로 썼다고?!
  • 강지희
  • 승인 2016.12.02 01:00
  • 조회수 9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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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팽팽•표백' 효과

수은 출처 - Sky HD Wallpaper
수은 출처 - Sky HD Wallpaper

수은은 인체에 치명적인 금속 중 하나입니다. 윤실 박사의 책 <원소를 알면 화학이 보인다>에는1950년대 일본에서 공장 폐수 속 수은으로 인해 나타난 미나마타병이 소개됩니다.

 

몸 속에 들어간 수은은 세포에 계속 축적됩니다. 효소의 촉매 기능을 방해하고 신경 조직 등을 손상시킵니다.

진시황 상상도 출처 - @CC EASTERN 핀터레스트
진시황 상상도 출처 - @CC EASTERN 핀터레스트

그런데 이 수은이 미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아름다움과 함께 불로장생까지 꽤할 수 있는 물질로 여겼다고 하는데요.

 

장지연의 책 <포켓 속의 세계사>에 따르면 수은을 소량 섭취하면 살결이 일시적으로 팽팽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당시의 중국 사람들이 수은을 불로불사의 약으로 생각한 이유입니다. 불로장생에 집착한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고나서 전국의 수은을 모아 연못을 만들기도 했다는군요.

빅토리아 시대의 무도회 출처 - Evening and Maxi Dresses
빅토리아 시대의 무도회 출처 - Evening and Maxi Dresses

존 우드퍼드의 책 <허영의 역사>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대 후기에 수은이 ‘허영의 상징’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당시의 남성들은 수은의 화합물인 염화 제이 수은을 잘게 부숴 세안해 붉은 얼굴을 표백했다고 합니다.

 

허영심이 넘치는 사람들은 사마귀와 점을 없애기 위해 ‘솔리만’이라는 물질을 사용했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솔리만은 수은을 정제해 만든 물질인데요. 피부의 표피를 없애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승섭의 책 <몸 속부터 고쳐야 피부 미인이 된다>에서는 조선 말기에 여인들이 수은분을 사용한 기록이 나오는데요. 수은분은 수은에 명반염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은분은 백분과 연분에 비해 부착력이 강합니다. 수은분을 피부에 바르면 살결이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져 당시 여인들의 잇 아이템 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납도 발랐다

네로 황제 출처 - Wikipedia
네로 황제 출처 - Wikipedia

사쿠라이 히로무의 책 <원소의 새로운 지식>에 따르면 납의 위험성은 고대부터 이미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대량의 납을 섭취하면 산통, 빈혈, 신경 과민과 정서 불안 등의 뇌 질환을 일으킨다고 나오는데요.

로마 제국 시대에서는 납 용기로 와인을 마신 탓에 네로 황제의 인격이 바뀌고 폭정으로 이어졌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피비(Pb)린내 나는 금속인 셈이죠.

 

이 납도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화장품으로 이용됐습니다. 타임 라이프 북스의 책 <나일 강의 사람들>을 보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눈 화장을 할 때 눈썹과 윗눈꺼풀에 납광석 가루를 발라 진한 잿빛을 띠게 했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출처 - National Portrait Gallery
엘리자베스 1세 출처 - National Portrait Gallery

르네상스 시대에도 납으로 화장을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영희의 책 <여성을 위한 디자인>에는 르네상스 시대에 초상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장이 크게 유행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특히 엘리자베스 1세 무렵의 영국 사람들은 식초와 달걀 흰자위에 주석과 납의 합금인 백랍 가루를 갠 반죽을 젖은 수건으로 얼굴에 펴 발라 하얀 얼굴을 연출했다는군요.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이런 화장법을 쓰다가 납 중독에 걸려서 얼굴이 퍼렇게 변했다고 전해집니다.

제임스 휘슬러의 흰색 옷을 입은 여인 출처 - Wikipedia
제임스 휘슬러의 흰색 옷을 입은 여인 출처 - Wikipedia

전창림은 책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통해 근대에도 납을 미용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언급합니다. 19세기 중반 미국에서는 제임스 휘슬러의 그림 <흰색 교향곡 1번>과 윌키 콜린스의 소설 <흰옷을 입은 여인>이 함께 성공하면서 흰색 자체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인들 사이에서 얼굴을 창백하리만큼 하얗게 만드는 화장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여인들은 ‘Bloom of Youth’라는 미백 화장품을 애용했다고 하는데요. 이 화장품의 주 성분은 납이었습니다. 이 화장품 때문에 납 중독에 걸려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방사능까지

 

방사선은 X-ray 등 수많은 분야에서 인류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양의 방사선을 쬐면 되레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마리 크리스틴 드 라 수셰르의 책 <방사능, 파괴인가 치료인가>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의 영향이 정리돼 있습니다. 500mSV이상의 방사선을 받을 경우 백혈구가 감소를 하고 1000mSV이상일 때는 구토를 일으키며, 7000mSV에 이르렀을 때는 사망한다고 합니다.

라듐 화장품 광고 출처 - dissident-media
라듐 화장품 광고 출처 - dissident-media

그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 방사성 물질 라듐은 화장품을 비롯한 많은 미용용품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박민아의 책 <퀴리 & 마이트너 마녀들의 연금술 이야기>을 보면 피에르 & 마리 퀴리 부부가 라듐을 발견한 이후 20세기에 라듐은 거의 만병통치약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방사능이 노화된 세포를 죽이고 새로운 젊은 세포를 만들어준다는 말과 함께 라듐이 들어간 화장품을 광고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샴푸나 헤어 제품 뿐만 아니라 유아용품에도 라듐을 첨가했습니다.

니콜라 비트코프스키의 책<딴짓의 재발견 - 두 번째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의 무용수 로이 풀러가 라듐에 반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피에르 퀴리의 연구실에 찾아가 라듐이 야광 빛에 반짝이는 광경에 푹 빠졌다고 회고합니다. 그녀는 이 라듐 가루의 놀라운 성분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 지 고민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우라늄 광석을 적신 천을 몸에 휘감고 사방으로 자외선 빛이 퍼져 나가는 ‘라듐 댄스’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학생 기자단 강지희(jihee0478@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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