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놈이 다가온다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내용을 종합하면 태양보다 질량이 10억 배 큰 블랙홀이 우리 은하계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이 블랙홀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걸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군요. 왜 이렇게 태연할까요?
이 블랙홀이 지구로부터 80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고 다가오는 속도는 빛 속도의 1%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블랙홀이 다가오는 것보다는 '어떻게 이 블랙홀이 원래 속해 있던 은하에서 벗어나 이동하게 됐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흐릿한 덩어리가 바로 이 블랙홀이 원래 속해 있던 은하의 모습입니다. 허블 망원경으로 관측한 사진입니다. 이 은하는 3C186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두 은하 합쳐지며 튀어나와
대부분의 초거대질량블랙홀(Super Massive Black Hole : SMBH)은 보통 은하 중앙에 자리합니다. 파리 지옥처럼 가만히 있다가 지나가는 별들을 먹어치우죠. 하지만 드문드문 두 은하가 합쳐지고 각각 중앙에 있던 두 블랙홀은 서로의 주위를 빙빙 돌게 됩니다. 결국엔 ‘파괴적인 병합’이 일어나죠.
정처 없이 떠돌고 있는 이 블랙홀은 아마 이런 식의 은하 합병으로 발생한 녀석으로 보입니다. 이 블랙홀 주위의 가스가 배출하는 파장을 분석한 결과 이 블랙홀은 시속 750만 km/h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는 지구에서 달까지 3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과학자들은 A&A 저널에서(Astronomy & Astrophysics)에서 “만약 발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두 블랙홀의 합병으로 인해 블랙홀이 튀어나오게 된 것은 12억 년 전이고 이 현상으로 중력파를 만들어 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만약 충돌 전의 블랙홀들이 질량이 차이 나고 서로를 회전하지 않았다면 중력파는 더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학자들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 중력파의 위력은 초신성 1억개가 연속해서 폭발할 때의 위력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DOI: 10.1126/science.aal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