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덕에 사바나 식물 산다
코끼리 덕에 사바나 식물 산다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04.13 15:59
  • 조회수 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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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열매 따먹고 있는 사바나 코끼리  Credit: Jonathan & Angela Scott/AWL Images Ltd/Aurora Photos
나무에서 열매 따먹고 있는 사바나 코끼리 Credit: Jonathan & Angela Scott/AWL Images Ltd/Aurora Photos

씨앗 멀리 옮기기 챔피언

 

아프리카 사바나의 코끼리는 지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육지동물입니다.  그런데 한 연구 결과에 비춰서 사바나 코씨리에 ‘씨앗 멀리 옮기기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붙여줘도 무방할 듯 합니다. 남아프리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는 식물 씨앗을 원점으로부터 65km 거리까지 옮길 수 있다고합니다. 사바나의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씨앗을 옮기는 거리보다 30배는 더 먼 거리입니다.  코끼리가 사바나 식생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끼리, 씨앗 어떻게 옮기나?

 

코끼리가 씨앗을 옮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식물들은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동물이 먹습니다. 다른 위치로 이동합니다.  배설을 합니다. 그 지점에서 그 식물이 자라납니다.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이러한 순환은  식물 개체 수 증가에 도움이 됩니다. 한정된 지역 내에서 일정한 양의 영양분을 두고 식물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됩니다. 토양에 세균이 감염된 경우에는 더 건강한 환경으로 이동해서 살 수도 있습니다.  동물의 변에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의 똥이 다른 곤충이 씨앗에 접근하는 걸 막아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동물의 소화기관을 통해 나온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다고 합니다.

 

남아공 프리토리아 대학의 생태학자 캐서린 버니(Katherine Bunney) 박사는 대학을 다니며 씨앗을 운반하는 코끼리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읽은 다른 연구에는 숲에 사는 코끼리가 엄청난 양의 열매를 먹고 씨앗을 뿌린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바나 초원의 코끼리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그녀는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사바나 코끼리를 조사하고 싶어졌다”고 <사이언스>에 밝혔습니다.

 

버니 박사가 가장 먼저 필요로 했던 정보는 씨앗이 코끼리의 몸 안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무는지 여부였습니다. 그녀는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 인근 동물 보호소의 코끼리 4 마리에게 일주일 동안 멜론을 먹였습니다. 멜론을 먹인 이유는 씨앗이 작고 부드럽기 때문에 코끼리가 실험 전에 먹었던 다른 식물의 씨앗과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육사들은 각각 하나의 코끼리를 맡아 따라다니며 코끼리의 대변을 채집했습니다. 총 수백킬로그램의 어마어마한 대변이 모였는데요. 버니 박사는 모든 대변을 뒤졌고 멜론의 씨앗을 세었습니다. 박사는 “대부분의 씨앗들은 33시간 안에 배출했고 코끼리 대장에 가장 오래 남아있던 씨앗은 96시간 동안 코끼리 몸 안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코끼리가 33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만큼 씨앗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이죠.

 

버니 박사의 다음 연구과정은 사바나 코끼리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멀리 이동하는가 였습니다. Bunney는 ‘Elephants Alive’라는 자연보호 단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lephants Alive는 코끼리의 목에 이동 경로 추적 장비를 달아 8년 동안 코끼리 38마리의 이동경로 자료를 가지고 있었죠.

 

Bunney는 그 자료를 토대로 코끼리를 통해 씨앗이 이동하는 거리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씨앗의 반 정도가 먹힌 지점으로부터 2.5km 정도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씨앗 중 1%가 20km 이상까지 이동했고, 65km까지 옮겨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65km만큼 이동하는 경우는 암컷 코끼리가 수컷 코끼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처럼 특수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검은색이 사바나의 동물. 회색은 사바나에서 살지 않는 동물  Credit: K.Bunney
검은색이 사바나의 동물. 회색은 사바나에서 살지 않는 동물 Credit: K.Bunney

위의 차트를 볼까요. 씨앗을 세계에서 가장 멀리 이동시키는 동물은 철새입니다. 가볍고 접착력 좋은 일부 씨앗들은 새의 날개나 다리에 붙어 먼 거리까지 ‘히치하이킹’해서 날아갈 수 있습니다. 2016년에는 철새가 300km 이상 씨앗을 운반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사바나의 경우 개미는 1m, 원숭이는 850m, 코뿔새가 2km만큼 씨앗을 옮깁니다. 코끼리에 비하면 짧은 거리네요.

코끼리는 다른 동물보다 더 큰 씨앗도 운반할 수 있습니다. 운반하는 씨앗의 양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코끼리가 하루에 3,200개의 씨앗을 축적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박사는 씨앗 이동거리가 나미비아에서는 더 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나미비아의 코끼리들은 물을 찾아 떠돌아다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숲에 사는 코끼리들은 사바나 코끼리보다 씨앗 운반 거리가 더 짧습니다. 가장 멀리 운반한 기록이 6km에 불과합니다. 박사는 그 이유를 “열매를 찾으러 돌아다닐 때 숲에 사는 코끼리는 사바나에 사는 코끼리보다 적게 이동해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바나 코끼리의 위기 = 사바나 식물의 위기

 

이처럼 코끼리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개체수는 줄고있는 추세있데요. 상아를 얻기 위한 인간의 밀렵 때문입니다. 코끼리가 혹시라도 멸종된다면 씨앗의 확산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사바나의 식물들은 분포 범위가 좁아지고 일부 식물은 멸종될 수도 있습니다.

 

참조 : ‘This is amazing!’ African elephants may transport seeds farther than any other land animal (http://www.sciencemag.org)

 

이웃집편집장(editor_in_chief@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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