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의 인간을 먹은 사자, 이유는 '이빨?!'
35명의 인간을 먹은 사자, 이유는 '이빨?!'
  • 박연수
  • 승인 2017.04.24 18:32
  • 조회수 1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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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당시 케냐를 공포로 몰아 넣은 사자의 포획 후 모습. 출처 : The Field Museum
1898년 당시 케냐를 공포로 몰아 넣은 사자의 포획 후 모습. 출처 : The Field Museum

사자가 인간을 먹었다?!

 

1898년 케냐 차보 국립공원 일대에서 아프리카 사자 두 마리가 9개월에 걸쳐 인간 35명을 살해한 후 먹었다고 합니다. 이 사자의 살인행위는 영국군 대령 존 헨리 패터슨(John Henry Patterson)이 사자들을 총으로 쏴 죽이면서 막을 내렸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사자들이 왜 사람을 먹이로 삼았는지를 두고 오랜기간 논쟁했습니다.

 

사자들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생물을 먹습니다. 물소, 기린, 얼룩말, 영양 등을 먹는 포식자이지만 사람을 먹이로 삼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1898년 차보 국립공원 일대에서 문제의 두 사자가 섭취한 먹잇감 중 30%는 인간이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사자들이 배가 고파 눈에 보이는 인간을 먹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밴더빌트 대학 고생물학자이자 교수인 라리사 데센티스(Larisa DeSantis)는 다른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35명의 인간을  먹은 식인 사자의 박제. 어흥. 출처: Wekimedia Commons
35명의 인간을 먹은 식인 사자의 박제. 어흥. 출처: Wekimedia Commons

이유는 충치!?

 

데센티스 교수는 인간을 먹은 사자의 이빨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사자가 뼈를 씹으면서 치아가 마모되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데센티스 교수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인간을 먹은’ 사자의 턱과 이빨을 분석했습니다.

 

잠비아에서 인간을 먹은 사자의 턱과 이빨도 분석했습니다. 인간을 먹은 사자들의 이빨과 인간을 먹지 않은 사자 53마리의 이빨과 비교했습니다.  살점만 먹는 치타, 뼈를 포함한 몸 전체를 먹어치우는 하이에나와의 차이도 확인했습니다.

인간을 먹은 사자의 치아 Credit: Bruce Patterson / The Field Museum
인간을 먹은 사자의 치아 Credit: Bruce Patterson / The Field Museum

 

데센티스 교수는 “차보 국립공원의 두 사자의 이빨은 하이에나와 비슷해 보이진 않지만 동물원에서 부드러운 고기만 먹고 자란 사자와 비슷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살코기만 먹으며 자란 한 사자가 썩은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요. 데센티스 교수는 “송곳니에 있던 종양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의 동물 사냥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차보에서 인간을 먹은 두 사자 중 다른 하나도 이빨과 턱에 부상을 입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잠비아에서 인간을 먹었던 사자도 뼈를 먹진 않았습니다. 차보 국립공원의 사자와 마찬가지로 턱에 부상을 입었었기 때문이었죠. 즉, 이빨 혹은 턱의 부상, 질병 때문에 사자들이 인간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도록 만든 거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사자가 인간을 먹게 된 이유가 ‘안 좋은 이빨’만이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데센티스 교수는 “이 사자들도 다른 사자들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사냥을 실시했다”며 “인간이 먹이가 된 이유는 다른 먹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잡기 쉽고 부드러운 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변호했습니다.

 

DOI: 10.1126/science.aal1068

 

수습 에디터 박연수(flowers1774@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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