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3D 프린터로 만든 '우주섬유'
이거슨 3D 프린터로 만든 '우주섬유'
  • 이승아
  • 승인 2017.04.27 14:07
  • 조회수 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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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금속 섬유’ 혹은 ‘우주 섬유’ 출처 : NASA/JPL-Caltech
새로운 ‘금속 섬유’ 혹은 ‘우주 섬유’ 출처 : NASA/JPL-Caltech

출력해서 만든 新 금속 섬유

 

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의 시스템기술자 Raul Polit-Casillas가 새로운 섬유 소재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패션 디자이너인데요.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패션 디자인에 사용되는 섬유 소재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이번에 개발하는 섬유 소재는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우주에서 사용될’ 금속 섬유라고 합니다.

 

이 직물은 안테나를 비롯한 여러 장비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금속으로 제작됐지만 접을 수 있고 여러 모양으로 쉽게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 금속 섬유는 운석으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며 우주복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혹은 다른 행성의 샘플을 채취할 때도 사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에 착륙했을 때에도 유용한데요. 유로파는 바닥이 얼음으로 덮인 위성입니다. 이 금속 섬유는 우주선 혹은 인간이 얼음을 녹이지 않는 ‘신발’ 같은 걸 만들 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공개된 금속 섬유 초안은 중세시대 쇠사슬을 묶어 만든 갑옷처럼 생겼습니다. 조그맣고 네모난 금속들이 서로 엮여있습니다. 재밌는 건 이 섬유가 손으로 엮어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출력’된 것이죠.

층층이 쌓여가며 손을 만들어 냅니다. 출처 : 포토리아
층층이 쌓여가며 손을 만들어 냅니다. 출처 : 포토리아

Polit-Casillas의 금속 섬유는 적층 가공이라고도 불리는 ‘3D 프린팅’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의 창시자이기도한 독일의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의 저서 <제 4차 산업혁명>에 따르면 이 적층 가공은 1980년대에 처음 시장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각각의 부분을 따로 만들고 이어 붙이거나, 깎아서 제작하는 전통적인 가공 기술과 달리 층층이 쌓아서 제품을 만듭니다. 컴퓨터로 제작과정을 제어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방식의 프린팅 공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열에 녹는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이용하거나 고분자 수지에 자외선을 투사하고 혹은 레이저 빔을 쪼여 금속입자를 녹이기도 합니다. 제작비는 줄이면서 단시간 간편하게 독특한 물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입니다. 

 

기능의 대량생산 시대

 

Polit-Casillas는 “우리는 이 기술을 ‘4D 프린팅’이라고 부른다. 기하학적 구조와 더불어 물체의 ‘기능’까지 출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20세기 생산의 핵심이 ‘상품의 대량생산’이라면 지금의 핵심은 ‘기능의 대량생산’”이라고 말했습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초기단계기술 지원부서의 Andrew Shapiro-Scharlotta 박사는 “우주선 제작 디자인은 굉장히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한 재료에 여러가지 기능을 담을 수 있다면 전체 비용은 절감될 것”이라며 “이 금속 섬유는 새로운 디자인의 문을 열어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면이 다르게 생긴 것 처럼 기능도 다르다. 출처 :  NASA/JPL-Caltech
양 면이 다르게 생긴 것 처럼 기능도 다르다. 출처 : NASA/JPL-Caltech

이 ‘우주 섬유’는 네 가지의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반사, 열 관리, 접힘, 인장 강도인데요. 한 쪽 면은 빛을 반사하는 반면 다른 면은 빛을 흡수합니다. 이를 이용해 열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장 강도란 형태의 길이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거나, 잡아 당겨도 부서지지 않는 힘을 말합니다. 이 섬유는 인장 강도가 커서 쉽게 끊어지지 않습니다. 접을 수도 있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환이 용이합니다.

 

제트추진연구소는 이 섬유를 우주에서 실험하고 싶어 하는데요. 관계자에 따르면 우주에서 이 섬유를 생산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Polit-Casillas는 “먼 미래에 우주비행사들이 프린트된 소재를 입게 될 것이고, 소재를 재활용해서 다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우주에서는 물건의 재활용 혹은 보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시 보급받기 힘들기 때문이죠.

 

Polit-Casillas는 “지금 개발 중인 소재에 새로운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며 “프린트하고 테스트하고 처분하고, 이 과정을 원하는 만큼 진행할 수 있다”며 이 우주 소재의 발전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이승아 수습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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