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측 "인공지능 승!"
심혈관질환 예측 "인공지능 승!"
  • 이승아
  • 승인 2017.04.27 14:09
  • 조회수 30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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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출처 : Devrimb/iStockphoto
인공지능이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출처 : Devrimb/iStockphoto

심혈관 질환 예측하는 인공지능

 

의사들은 환자의 건강을 검진하기 위해 많은 장비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그 장비들이 인간의 복잡한 몸을 탐지해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은 완벽하진 않습니다. 주로 사후에 진단하는 장비로 쓰이곤 하죠.

 

그런데 인공지능이라면 어떨까요? 과학자들이 의학분야에서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학 기술보다 수완이 낫고 질환 예상 적중률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 몸

 

미국에서는 매년 2,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심장마비, 뇌졸중,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합니다. 

 

한국도 심혈관 질환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암에 이어 두 번째 입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2015년에만 심장마비를 비롯한 심장질환과 고혈압성혈관 질환, 그리고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6만 명에 달합니다. 

 

심혈관 질환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많은 의사들이 가이드라인을 이용하기도 하죠. 이 가이드라인은 미국 심장병학회에서 공개한 것으로 나이,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등의 여덟 가지 위험 요인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의 몸을 여덟 가지 요인으로 예측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해보입니다.

 

노팅엄 대학의 유행병학자 Stephen Weng 박사는 “생체학 시스템에는 수 많은 상호작용이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상호작용 중 일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내 지방이 많으면 몸에 안 좋을 것 같지만 일부 사람들은 체내 지방이 심장병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특정인에게는 항암제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경우도 있죠. Weng은 “컴퓨터를 이용한 과학 기술이 복잡한 연관성을 알아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eng은 이번 연구에서 의사들이 사용하던 기존의 가이드라인과 네 개의 컴퓨터 알고리즘을 비교했습니다. 네 개의 알고리즘은 ‘예측이 가능한 장비’가 되기 위해서 약 38만 개의 의학 자료를 분석하며 자신만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인간의 조작이나 지시 없이 인공지능 스스로 학습했습니다. 스스로 자료를 분석하며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죠.

 

의사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인공지능이 스스로 만들어낸 가이드라인에는 22개의 요인을 고려했습니다. 그 중에는 민족, 관절염 여부, 신장질환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이겼습니다. 출처 : 포토리아
제가 이겼습니다. 출처 : 포토리아

비교 결과 ‘인공지능 승’

 

이번에 분석한 자료는 2005년도 자료였습니다. 분석 결과 인공지능은 10년 후에 심혈관 질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2015년의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비교결과 미국 심장병학회의 가이드라인보다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이 조금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심장병학회의 가이드라인은 72.8%의 정확도를 보였고 네 개의 알고리즘은 74.5%에서 76.4%까지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의학 기록은 83,000건이었습니다. 만약 2005년도에 이 인공지능을 사용했다면 이 중에서 355명의 목숨을 더 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Weng은 “예측은 예방으로 이어진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던가 식이요법 등을 통해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가이드라인의 위험 요인들 중 일부는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미국 심장병학회 가이드라인에는 포함되지 않은 요인들도 있었습니다. 정신 장애의 유무와 구강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고 있는지 등이 해당합니다.

 

이와 반대로 미국 심장병학회 가이드라인에는 존재하지만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에는 존재하지 않는 위험 요인도 있었습니다. 바로 당뇨병인데요. 당뇨병은 미국 심장벽학회가 지정한 ‘심혈관 질환의 요인 탑 10’에도 포함되는 질병이지만 네 개의 알고리즘 중 어느 알고리즘도 당뇨병을 위험 요인으로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Weng은 정확도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일상생활 방식이나 유전적 요인 등을 고려하는 기술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의학계의 평가

 

맨체스터 대학의 데이터과학자 Evangelos Kontopantelis 박사는 이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검은 상자와 같아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은 볼 수 있지만 상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알 수 없다”며 “따라서 인간이 알고리즘을 수정할 수 없고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스탠포드 대학의 혈관외과 의사 Elsie Ross는 “이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며 이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DOI: 10.1126/science.aal1058

이승아 수습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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