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한 때 바다였다?!
아마존이 한 때 바다였다?!
  • 이승아
  • 승인 2017.05.08 08:33
  • 조회수 5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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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양 6대주가 될 뻔... 출처 : 포토리아
6대양 6대주가 될 뻔... 출처 : 포토리아

 

생태계의 보고

 

아마존 열대 우림은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10%가 아마존 안에 살고 있죠. 미국 공군사관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로버트 노이드 교수가 참여한 생물학 전공서적 <Biology: Organisms and Adaptations>을 살펴보면 아마존 열대우림에 곤충이 250만 종, 식물은 최소 4만 종, 3,000종의 어류와 427만 종의 포유류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균류는 십만 종 이상, 미생물은 백만 종 이상이 아마존의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670만km² 남짓한 지역에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게 된 걸까요?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에 따르면 1,000만년 전 카리브해 바닷물이 흘러들어 두 번이나 아마존이 침수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생물이 아마존으로 유입됐고 환경에 맞춰 진화하며 더 다양한 종으로 분화됐다는 겁니다.

 

강 vs 바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아마존이 한 때는 물에 잠겨 있었다는 가설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 물이 온 ‘출처’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강에서 온 것이라는 ‘강 학파’는 안데스 산맥에서 물이 흘러들어와 아마존을 물에 잠기게 했고 그로 인해 고립된 생물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종이 등장했다는 주장입니다. 안데스 산맥은 고도에 따라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는데요. 그만큼 생물도 다양합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다양한 생물도 데리고 아마존으로 유입된 것이죠.

 

하지만 1990년대에 아마존 퇴적물에서 해양 미생물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일부 학자들은 과거 아마존이 카리브해 바닷물에 침수되어 다양한 생물이 나타났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 발견은 현재 ‘바다 학파’의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아마존 고래, 아마존 상어, 아마존 멸치... 출처 : Jason Houston
아마존 고래, 아마존 상어, 아마존 멸치... 출처 : Jason Houston

전세는 '강'보다는 '바다' 쪽으로?

 

두 경우 모두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스미소니언 열대지방연구소의 고고학자 Carlos Jaramillo 박사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아마존 토지를 지름 6cm, 깊이 600m로 뚫는 것이었죠. 그러면 원통형 토양을 얻게 되는데요. 이 원통 모양 토양은 꽃가루, 화석, 퇴적물 등 수백만년 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Jaramillo 박사는 콜롬비아 동부, 브라질 북동부에서 얻은 토양을 이용했습니다.

 

연구진은 토양 원통을 층별로 세심하게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층에서 육지와 관련된 생물의 흔적이 나타났습니다. 얇은 두 층에서는 플랑크톤과 조개 껍데기를 발견했습니다. 심지어 콜롬비아에서 얻은 토양에서는 새우의 화석과 상어의 이빨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Jaramilo 박사는 이 연구 이전에 ‘강 학파’였는데요. 이 근거들은 Jaramilo 박사를 ‘바다 학파’로 바꾸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다 학파는 1,800만년 전, 1,400만년 전 두 차례에 걸쳐 카리브해로부터 유입된 물에 잠겨 아마존이 한 때에는 바다였다고 주장합니다. 전세가 바다 학파 쪽으로 살짝 기우는 것 같습니다.

 

아마존...이 아니라 ‘아마존 해’라고 해야할까요? ‘아마존 해’는 그리 오랜 기간 존속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북서부가 바다가 되었던 기간은 첫 번째 침수 때 약 20만 년, 두 번째 침수 때인 약 40만 년 동안입니다. 콜롬비아 쪽에 있는 아마존 영역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됐습니다. 첫 번째 침수는 90만 년, 두 번째 침수는 370만 년 동안 이곳을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바다? 강? 과연 아마존은 어디서 왔을까. 출처 : 포토리아
바다? 강? 과연 아마존은 어디서 왔을까. 출처 : 포토리아

 

논쟁은 계속된다

 

Jaramillo 박사는 물이 안데스 산맥에서 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Jaramilo 박사는 안데스 산맥이 형성될 때 지각 활동으로 인해 물에 잠겨 있던 땅이 솟아오르면서 물이 아마존으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기존의 바다 학파 학자들은 이번 발견에 대해 “바다 학파의 가설을 강화하는 아주 좋은 증거”라며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강 학파는 상어의 이빨이 발견된 콜롬비아 아마존 지역에 대해 반박하지는 않고 있지만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대해서는 바다 학파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대 유럽의 호수에서도 플랑크톤이 발견된 적이 있기 때문에 바다로 인해 침수됐다는 근거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바다 학파와 강 학파의 의견 대립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두 학파 모두 동의하는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아마존 생태계 다양성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더 많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Jaramillo 박사는 “지질학의 역사 전체에서 아마존이 물에 잠긴 기간은 눈 깜짝할 새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생태계에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Jaramillo 박사는 아마존이 물에 잠긴 기간 동안 멸종된 생물은 없는지 조사해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DOI: 10.1126/science.aal1142

이승아 수습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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