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공해, 심지어 '동물 교미'도 방해해
소음 공해, 심지어 '동물 교미'도 방해해
  • 박연수
  • 승인 2017.05.08 08:33
  • 조회수 5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음 고통'

 

'소음'이 건강에 해롭다는 말 들어보셨죠. 일단 잠들기 힘듭니다. '층간소음'은 살인 사건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소음은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층간 소음 외에도 도시의 소음 공해는 수면을 방해하고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며 집중을 방해하죠. 

소음 싫어  출처 : 포토리아
소음 싫어 출처 : 포토리아

1972년 미국은 '소음 통제법'을 제정해 환경보호국에 자동차, 기계 등의 소음 한도를 정할 권리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에 울려퍼지는 소음을 통제할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공원, 야생, 보호구역 등 ‘자연지역’은 미국 국토의 14%를 차지하고 미국 내 많은 공원과 보호구역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도로와 1Km 이내에 있는데 말입니다.

 

'소음 지도'

 

미국 국립공원관리청과 콜로라도 대학의 연구진은 두 가지 소음을 검사했습니다. 먼저, 미국 전역의 ‘보호 필요 수치’에 따라 총 492곳에서 소음을 측정했습니다. 측정한 소음을 바탕으로 나머지 미국 보호구역의 소음을 추론했죠. 

 

방법은 이렇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이 만든 소음을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의 소음인 새 소리나 바람 소리 등을 계산했습니다. 즉, 인간의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 자연 속의 소음을 가상으로 측정한 것이죠. 이를 기준 소음 수치로 정했습니다. 

 

여기에 인위적 소음을 더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소음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이 나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인간이 만든 소음은 자연 전체에 만연했다. 출처 : R.T.Buxton, Science
인간이 만든 소음은 자연 전체에 만연했다. 출처 : R.T.Buxton, Science

비교 결과, 조사한 지역의 63%는 인위적 소음이 더해지자 기준 소음 수치보다 2배 높았습니다. 21% 지역은 인위적 소음이 기준 삼은 지역보다 10배까지도 높았습니다. 이 소음 수치는 야생 동물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지도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외딴 지역이거나 개발이 제한된 지역일수록 소음이 적었고 도시와 인접한 지역은 대부분 높은 소음 수치를 보였습니다. 채광, 가스 추출, 석유 채굴을 하는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립공원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지만 황무지의 12%는 소음 수치가 두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콜로라도 대학의 보존 생물학자 레이첼 벅스톤(Rachel Buxton) 박사는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에서도 이렇게 높은 소음 공해가 나타나다니 놀랍다”는 의견을 밝혔죠.

 

소음이 어떤 피해를 줄까?

 

과도한 소음은 자연을 감상하러 온 관광객들에게 방해가 될 겁니다. 소음 공해가 더 심각해진다면 더 이상 자연의 평화로움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 피해는 새발의 피입니다.

 

소음은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설치류가 먹고 배설하는 씨앗을 통한 식물의 번식을 방해합니다. 설치류가 시끄러운 소음에 겁먹고 식물에 다가가지 않으면 씨앗을 뿌릴 수 없습니다. 

 

소리를 이용해 먹잇감을 찾는 동물들의 사냥도 방해합니다. 포식자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해 잡아먹히는 동물이 생기기도 하죠. 또한 조용한 곳에서 교미하는 동물들은 교미할 곳을 찾지 못해 낭패를 봅니다. 

동물들에겐 저 도로가 눈엣가시일지도... 출처 : evgenyvasenev/iStockphoto
동물들에겐 저 도로가 눈엣가시일지도... 출처 : evgenyvasenev/iStockphoto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의 주요 국립공원에서는 자동차 소음을 줄이는 셔틀버스를 운용하거나 인근 도로에서 소리가 덜 퍼지는 설계를 이용하죠. 벅스턴 박사는 자신의 소음지도가 소음 공해를 줄일 만한 전략,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어 인간과 자연 동물 모두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DOI: 10.1126/science.aal1147

 

박연수 수습 에디터(flowers1774@scientist.tow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