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먼지 원반(Debris Disks)' 여행 - 1탄 -
우주 '먼지 원반(Debris Disks)' 여행 - 1탄 -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05.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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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삽화가의 상상도: TYC 8241 2652 1 먼지 원반. 출처 : Gemini Observatory/AURA Artwork by Lynette Cook
천체 삽화가의 상상도: TYC 8241 2652 1 먼지 원반. 출처 : Gemini Observatory/AURA Artwork by Lynette Cook

또 다른 지구를 찾아서

 

인간이 정착할 수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원 이자 앞으로도 끊임없이 바랄 인간의 마지막 꿈이 아닌가 합니다. 또 다른 태양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별의 일생 일대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별의 모든 인생이 밝게 빛나는 것만은 아닙니다. 별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별이 태어날 때의 질량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다 쓰게 되면 별은 마지막 발악을 하게 됩니다. 이마저도 끝나면 어둠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겠죠.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별의 재탄생을 부추기는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별의 일생은 인간의 인생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인간이 운동과 의학 등의 도움으로 수명을 어느 정도 더 늘릴 수 있다는 차이는 있죠. 물론 우주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기 때문에 변수는 많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별들은 태양처럼 홀로 존재 하지 않고 2개 이상의 별이 서로 공전하는 쌍성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 별이 수명을 마감하게 된다면 이는 다른 별의 수명에 영향을 줍니다. 즉 정해진 궤도가 바뀌게 되어 다른 별에 흡수되며(Swallowing) 더 큰 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더 일찍 생을 마감할 수도 있습니다.

 

먼지 원반이란 ?

 

오늘 알아보고자 하는 천체는 별의 나이가 중장년이 되어야만 볼 수 있는 천체입니다.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는 천체를 알아보면 대표적으로 쌍성이 아니라 가정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별(Star), 그 별을 도는 행성(Planet)들, 그 행성을 도는 위성(Satellite), 왜행성(Dwarf planet 1)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미행성2 및 각종 먼지 등이 있습니다. 

 

지구에서 다른 태양계를 관측한다면 다른 태양계의 별과 가까운 부분은 밝게 빛나지만 별로부터 멀리 떨어진 부분은 빛보다 어둠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가장 유명한 먼지 원반인 포말하우트. 출처 : Formalhaut. Kalas et al. 2008
가장 유명한 먼지 원반인 포말하우트. 출처 : Formalhaut. Kalas et al. 2008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태양계에서 별과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별을 크게 감싸고 있는 어두운 부분, 바로 먼지 원반입니다. 토성 (Saturn) 이 띠를 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그 띠를 별에 적용시켜서 별이 아주 큰 띠를 두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게 말해서 별과는 약간 먼 거리에 형성되어 있는 고리 모양의 별을 둘러싸고 있는 원반이죠. 

 

을 둘러싸고 있는 띠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진화하게 됩니다. 별 초기에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형태로, 별 후기에는 먼지 원반의 형태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 먼지 원반은 대부분 시간이 적당히 지난(10만년) “주계열성(Main Sequence star)”의 태양계에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많은 먼지 원반 관련 시뮬레이션 코드는 대문자 M을 포함합니다. 먼지 원반은 무수한 먼지와 파편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2010년 현재 1,000개 이상의 주계열성 주위에 먼지 원반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가장 정확히 관측되어 유명한 먼지 원반으로는 포말하우트 3(Fomalhaut)의 원반이 있습니다. 아주 이례적인 예로 중성자별을 둘러싸고 있는 먼지 원반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할 듯 보입니다. 이유는 차차 설명하겠습니다.

 

먼지가 왜 중요한가?

 

먼지 원반의 거의 대부분은 먼지와 미행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 먼지가 우주에서 왜 중요할까요? 먼지는 가스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별의 형성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더 넓은 천체인 은하계로 나아가보죠.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에서 먼지는 열역학적이고 화학적인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우주 전체의 일생으로 봤을때 성간물질에서의 먼지가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약화시키고(흡수 : Absorption) 다시 이를 조금 더 긴 적외선 파장으로 내뿜습니다(재방출 : Re-emission). 따라서 적외선 망원경은 먼지 관측에 아주 중요한 도구입니다. 

 

먼지는 요즘 가장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빅뱅이론 연구에서 우주 배경 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CMB)에 관여합니다. 따라서 우주에 어떤 성분의 먼지가 있고, 그 먼지의 크기 그리고 분포도는 어떤가 알아내는 것은 천문학에서도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지 원반의 기원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이 먼지 원반은 왜 중요한 걸까요? 먼지 원반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려면, 이들의 형성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이는 그동안 천문학에서 끊임없이 주장된 평범한 행성들의 형성과정으로 충분히 설명 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분자구름의 일부분이 엄청난 밀도의 플라스마로 뭉쳐있는 구의 형태로 붕괴되면서 항성으로 변하는 과정입니다. 

 

이 중력 붕괴가 일어난 부분은 밀도가 엄청납니다. 덕분에 질량은 태양의 최고 1,000배정도 무거워 질 수 있습니다. 각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성운은 붕괴하면서 회전 속도가 빨라지고 성운 내 물질이 뭉치면서 물질 내부에 있는 원자는 더욱 자주 충돌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열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별과 먼지 상상도. 출처 : 포토리아
별과 먼지 상상도. 출처 : 포토리아

약 10만 년에 걸쳐 중력, 압력, 자기장, 원반의 회전 등으로 발생한 에너지 때문에 구 형태로 압축되어 있던 성운은 평평해집니다. 그 중앙 부분에는 뜨겁고 밀도 높은 원시별이 생기고 반지름 200 천문단위 정도의 원시별을 회전하는 원시 행성계 원반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 초기 원반은 가운데 원시 별이 주계열성이 되기 전에 이 초기 원반 형태를 품게 됩니다. 이 초기 원반 형태를 우리는 원시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 이라고 부릅니다. 

 

이 원반의 중앙에 강착현상이 일어나면서 엄청난 가스와 먼지를 포함하게 됩니다. 이 먼지들은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거리에서부터(0.1AU) 먼 거리까지(보통 100AU 이상) 아주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빛이 함부로 통과 할 수 없을 만큼 뿌연 환경이죠. 이 원시 행성계 원반은 고려할 사항이 많아 매우 복잡합니다. 핀볼게임(Pin-ball game)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딪히고 튕겨 나간 입자들이 바로 또 다른 입자들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반복하는 단계인 이 원시 행성계 원반이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을땐, 아마도 행성 형성 과정이 다 끝나지 않은 단계일겁니다. 

 

태양이 생기고 남은 가스 구름 및 수 많은 먼지로 이루어진 원반 모양의 ‘태양 성운’에서 여러 행성이 생성되었다고 학계는 분석합니다. 이를 우리는 강착(accretion)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행성들은 중심부의 원시별 주위를 도는 먼지 알갱이들이 뭉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겨납니다. 작은 먼지들이 서로 뭉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미행성 크기의 천체가 되고 위성 크기의 천체로 진화할 수도 있습니다. 왜행성 크기 또 결국 행성 크기로 진화 가능합니다.

 

태양과 가까운 지역은 온도가 높기 때문에 휘발성 분자들이 압축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녹는점이 높은 물질로만 이루어지는 지구형 행성이 형성 됩니다. 이와 반대로 목성형 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들은 동결선 바깥부분에 형성 되게 됩니다. 이 동결선 부터는 태양광선이 약한 탓에 얼음화합물이 고체 형태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곳엔 얼음 물질이 아주 많기 때문에 보통 목성형 행성들은 크기가 아주 커지게 됩니다. 질량이 점점 커지면서 주변의 수소와 헬륨을 효과적으로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태양계 행성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 NASA
태양계 행성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 NASA

행성들과 수 많은 먼지들은 결국 태양에서 바깥쪽으로 뿜어져 나오는 복사압력과 태양풍 등의 영향으로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태양계를 공전하게 됩니다. 이로써 행성들의 기본적인 성장은 끝을 맺습니다. 반면 태양계 가운데 별이 주계열성으로 진입하고 난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보통 10만년의 시간이 지난 후) 이 원시 행성계 원반은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를 우리는 먼지 원반이라고 부릅니다. 

 

이 먼지 원반은 어마어마한 양의 가스를 품은 원시 행성계 원반과는 다르게 가스 함량이 매우 적으며 따라서 먼지 원반의 물리학에서는 가스를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리학적으로 투명도를 측정할 때 광학적 두께 혹은 광학적 깊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경로 상에서 산란되거나 흡수된 빛의 일부분에 대하여 log형태로 정의합니다. 

 

광학적 깊이는 쉽게 생각해서 우리 시선이 어디까지 뚫고 들어갈수 있느냐에 해당하는것이고 광학적 두께는 쉽게 생각해서 불투명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께가 얇다는 것은 '불투명도가 작다'는 말은 곧 '투명하다' 이므로 시선이 더 깊은 곳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겠죠. 반대로 두껍다는 것은 불투명도가 크다는 말이므로 시선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기 힘듭니다. 

 

광학적 두께와 실제 두께는 다릅니다. 원시 행성계 원반은 자욱한 가스로 둘러 쌓여 있어서 빛이 자유롭게 뚫고 나가기 어렵습니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높은 광학적 두께라고 표현합니다. 밀도가 높은 가스들이 가득하기에 나아가려는 빛이 점점 흡수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먼지 원반은 가스가 거의 없고 먼지나 미행성들만 남은 관계로 낮은 광학적 두께를 가지게 됩니다. 

 

먼지나 미행성들은 서로 끊임 없이 충돌하는 대신 빛이 자유자재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산란현상 무시 가능 하기에 빛의 플럭스(Flux) 를 예상할때도 훨씬 간단합니다. 이처럼 먼지 원반은 낮은 광학적 두께를 가지고 있기에 대기가 투명하다고 간주하고, 대신 미행성이나 먼지사이의 충돌이 먼지 원반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먼지 원반(Debris disk)은 사실 “충돌하는 먼지나 파편으로 이루어진 원반”의 줄임말이라고 봐야 정확할 듯 합니다.

 

 

 

- 각주

1 우리가 알고있는 대표적인 왜행성에는 명왕성 (Pluto) 이 있습니다. 다만 2006년에 행성지위를 박탈 당했기에 Planet Pluto라는 명칭 대신 134340 Pluto라는 명칭으로 불리웁니다. 앞의 숫자 134340은 왜행성번호를 나타냅니다.

 

2 미행성 (Planetesimal) 은 주로 Km사이즈의 천체로서, 새로 태어난 항성 주위를 둘러싼 원시행성계 원반 내에서 일어나는 강착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습니다. 원반에 포함된 얼음 조각이나 먼지가 서로 충돌하면서 처음에는 정전기력으로 합쳐지다가 과정이 심화되며 중력에 의해 큰 것이 작은 것들을 끌어당기면서 성장하여 미행성이 됩니다. 미행성 중 상당수는 최종적으로 격렬한 충돌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고 이는 먼지들이 됩니다. 하지만 주로 커다란 미행성들은 대충돌들을 겪음에도 살아남아 (주로 응결, 결합: Agglomeration을 통한) 성장을 계속하여, 원시 행성 또는 행성이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먼지가 주로 micron(10-6m) 규모임을 상기시켜보면 미행성들은 엄청나게 큰 천체입니다.

 

3 포말하우트 (Fomalhaut) : 물고기 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가을철 남쪽하늘에 낮게 떠 있는 별입니다. 주변에 이 포말하우트 별외에는 밝은 별이 없어서 항해에 많이 이용되는 별자리입니다. 포말하우트는 아랍어로 물고기의 입이라는 뜻인만큼 물고기자리의 입부분에 위치 해 있는 별입니다. 물병자리의 물을 물고기가 마시고 있는 형상이라서 이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4 2014년, 미국과 유럽 연구진들이 중력파를 처음 발견한것 같다고 학계에 보고를 했지만, 이 중력파 추정 파장은 우주먼지의 산란 현상 때문인것으로 알려졌고 데이터 해석 오류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2014년 3월에 발표 논문을 철회했습니다.

 

5 1 천문단위 (Astronomical unit; AU) 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입니다.

 

6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들입니다.

 

7 주계열 (Main Sequence) 은 대부분의 별의 일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차지하는 진화 단계이며, 주계열성은 수소핵융합으로 헬륨을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인간으로 치면 청장년기에 해당하겠죠.

 

시니어 필진 김민재(minjae.kim07@gmail.com)

ITAP, Kiel Univ., Germany (이론물리 및 천체물리학 연구소, 킬 대학교, 독일)

LSW, Heidelberg Univ., Germany (주립 천문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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