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행성, '밝기'에 주목하라 -2탄-
외계 행성, '밝기'에 주목하라 -2탄-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17.06.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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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행성의 관측

 

외계 행성들이 내뿜는 빛은 그들의 모항성(별) 에 비해서 너무 어둡기에(대략 ~1/100수준), 이런 흐릿한 빛을 잡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빛이 이를 가려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최첨단 과학 기술 망원경을 이용하더라도 행성의 질량이 매우 크고(목성보다 훨씬 더 커야 함), 태양에서 제법 떨어져 있으며, 적외선 영역에서의 많은 빛을 낼 정도로 태양으로부터 흡수한 내부열을 갖고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외계 행성의 모습을 찍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같은 이유로 먼지 원반은 종종 관측이 가능 합니다. 태양으로부터 제법 떨어져 있으며, 적외선 영역에서 많은 빛을 낼 수 있는 먼지들이 많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들 중 대부분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의 관측법을 알아 보자면 

1. 시선 속도법 

2. 횡단법 

3. 별들의 위치변화를 통한 관측 

4. 미세 중력렌즈를 이용한 관측 

5. 펄서 (Pulsar) 타이밍을 이용한 관측 

6. 먼지원반을 이용한 관측법 등 이용한 관측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림 5 : 시선속도법을 이용한 관측
그림 5 : 시선속도법을 이용한 관측

먼저 외계행성을 찾는데에 가장 많이 쓰인 관측법으로는 시선 속도법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시선 속도의 변화(line of sight)를 통해 항성이 지구에서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합니다. 시선 속도란 어떤 물체를 볼때, 우리 눈으로부터 시선 방향으로의 속도를 말합니다. 

 

즉, 관측자 쪽으로 일직선 방향으로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속도를 뜻합니다. 상당한 시선 속도를 가진 물체에서 나오는 빛은 도플러 효과를 일으키는데, 멀어지는 물체에 대해서는 빛의 진동수가 감소하고, 다가오는 물체에 대해서는 빛의 진동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진동수는 파장에 반비례하므로, 멀어지는 물체는 파장의 증가, 그리고 다가 오는 물체는 파장의 감소를 보여줍니다. 

 

멀어지느라 파장이 증가하는 현상을 우리는 적색 편이(Red shift : 조금 더 빨간색에 가까운 파장을 내뿜게 됩니다 - 그림5에서 빨간곡선)라 부르고, 다가오느라 파장이 감소 하는 현상을 우리는 청색 편이(Blue shift : 조금 더 파란색에 가까운 파장을 내뿜게 됩니다 - 그림5에서 파란곡선)라 부릅니다. 별과 행성이 그리는 원은 마치 피겨 스케이팅처럼 서로 손을 잡고 도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한 명의 스케이터가 아주 작고 가볍다면 다른 한 명은 아주 조금만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행성의 질량은 별에 비해 너무나도 작기 때문에 별을 아주 약간만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움직임을 우리는 스펙트럼선의 변화로 포착합니다. 이 변화주기를 통해 행성의 공전주기를 알 수 있고, 행성의 질량(최소질량) 을 계산해 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펙트럼의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면, 행성이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말이고, 이 주기를 통해서 행성이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가늠하게 됩니다.

그림 6 : 횡단법을 이용한 관측
그림 6 : 횡단법을 이용한 관측

두 번째로 횡단법(Transit) 을 알아 보자면, 어떤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나갈 경우 항성 표면에 검은 원반이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을 이용합니다(그림 6). 항성의 밝기는 원반이 항성을 가리는 만큼 어두워질 것이기에 감소된 밝기를 통해서 행성의 크기를 예측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항성의 밝기가 낮아지는 주기(공전 주기와 같습니다)를 통해서 행성의 위치를 가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항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항성이 원래 있던 위치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포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항성이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면 행성이 항성에 미치는 중력으로 인해 결국 항성의 위치는 조금 변하게 되고, 변하게 되는 위치는 행성과의 질량 중심8을 기준으로 작은 원 또는 타원 궤도를 그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미세중력렌즈 효과를 이용한 관측이 있습니다. 어떤 별의 중력장을 렌즈처럼 이용할 경우 배경 별의 빛을 증폭시킬 수 있기에, 앞쪽에 있는 별에 행성이 있다면 뒷쪽 별에서 오는 빛의 광도곡선에 불규칙성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를 포착하여 행성의 유무를 판단합니다.

 

다음으로 맥동전파원 -펄서-(9) (Pulsar) 타이밍을 통한 관측입니다. 자전하면서 규칙적인 전파를 뿜는 펄서는 놀랄 만큼 발산주기가 정확합니다. 만약 이 전파의 발산 주기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이는 펄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 되기에 주위에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별 주위의 먼지 원반을 통한 관측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주계열성 주위를 먼지 원반이 둘러싸고 있으며 먼지원반을 구성하는 먼지들은 항성의 빛을 흡수하여 적외선 형태로 재발산하곤 합니다. 적외선 과잉 발산이 관측된 별 주위에는 이 먼지 원반이 반드시 있으며, 먼지 원반이 있는 태양계에는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 M등급의 별에 집중해야 하는가?

 

알려진 대부분의 외계 행성들은 우리 태양과 비슷한 별(분광형으로는 F, G, K형 주계열성)을 돌고 있습니다. 태양과 비슷한 별들 주위에서 행성들이 많이 발견된 이유는 다름이 아닌, 행성 탐사 계획들이 이러한 별들을 집중적으로 관측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질량이 작은 별들은 질량이 큰 별보다 행성을 가질 확률이 작지만, 행성을 거느리게 된다면 질량이 큰 별보다는 훨씬 안전한 상태에서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별들을 밝기별로 나타낸 H-R 도표(Hertzsprung–Russell diagram, 그림 6)에 따르면 별은 온도에 따라서 등급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문학에서는 이를 간단히 외우기 위해서 “Oh Be A Fine Girl/Guy Kiss Me”라고 부르는데 O등급의 별일 수록 뜨거운 별이고 M등급의 별일 수록 차가운 별입니다. 차가울 수록 빨간별이기에, 작고 차가운 M등급의 별을 우리는 ‘적색 왜성’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M등급의 별에 집중해야하는 이유는 질량이 작은 별일 수록 좀 더 높은 시선 속도의 변화를 나타내 주기 때문에 관측이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또한 우주의 별 대부분은(통계에 따르면, 적게는 75%에서 많게는 90%정도의 별) 적색 왜성인만큼10 일단 높은 생명체 거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작고 온도가 낮은 별인 관계로 적색 왜성은 아주 느리게 진화하며 거의 일정한 광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론에 따르면 몇 조년의 시간이 흐르기전까지 그들의 연료는 고갈되지 않습니다. 이를 우주의 나이와 비교를 해본다면, 적색 왜성의 나이가 오히려 우주의 나이보다 길기 때문에 적색 왜성의 추후 진화 과정이 진행(청색왜성이라 일컫는 별)되고 있는 항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아직까지 발견된 바도 없습니다).

그림 7 : Hertzsprung–Russell diagram
그림 7 : Hertzsprung–Russell diagram

적색 왜성 주변을 도는 행성이 있고, 이 행성이 액체 물의 증발이 일어나지 않는 온도를 지닌 공전궤도에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의 여부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모항성이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지니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인류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적색 왜성은 매우 어둡기 때문에, 행성이 태양에 매우 가까이 붙어서 돌아야 합니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로 말미암아 조석 고정(tidal locking)11 현상이 발생하면 기조력 때문에 행성의 한 면만 모항성을 바라보며 돌게 됩니다. 즉 행성의 한쪽면은 영원한 낮, 반대쪽은 영원한 밤이 계속 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생명체가 안정적으로 진화하기가 힘들어지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행성의 대기가 충분히 두꺼울 경우 한 쪽의 열을 반대쪽으로 이동시켜서 행성 전체의 온도가 고르게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 악조건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태양은 대부분의 빛을 가시광선 형태로 분출하지만, 차가운 별인 적색 왜성은 대부분 적외선을 방출합니다. 이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부적합한 파장이기에 생명체 거주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적색 왜성은 자외선을 거의 분출하지 않기에, 이 역시 생명체에 좋은 조건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적색 왜성 표면에는 많은 흑점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왜성이 방출하는 빛의 양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주에서 너무 풍부한 적색 왜성이 거느리고 있는 생명체 거주행성을 찾기 위한 연구와 탐험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적색 왜성과 생명체 거주행성을 찾는 연구는 천문학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젝트 분야이기도 합니다.

 

CARMENES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을 찾기 위해 시작된 CARMENES 프로젝트(Calar Alto high-Resolution search for M dwarfs with Exoearths with Near-infrared and optical Échelle Spectrographs)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천문학 프로젝트입니다. CARMENES 팀은 스페인과 독일의 11개 연구소 소속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프로젝트의 고안과 장비 설계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첨단의 천체관측장비들을 개발하였습니다.

 

CARMENES 프로젝트는 독일 막스 플랑크 협회(Max Planck Society, MPG) 와 스페인 국립 연구의회(Consejo Superior de Investigaciones Científicas, CSIC)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Calar Alto 천문대(Almería, Spain) 에 설치된 3.5미터 망원경을 통해 관측을 수행합니다. 

 

2016년 1월 1일, 성공적인 첫 관측을 통해 두번째 지구를 찾기 위한 중대한 첫 발자국을 내딛게 된 CARMENES 프로젝트는 외계 행성 발견에 최적화 되어있는 두 개의 분광기(가시광선영역 분광기와 적외선영역 분광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탐사의 최대 화두인 두 번째 지구를 찾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들 대부분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따라서 CARMENES는 M왜성(적색 왜성) 이라 불리우는 별들을 공전하고 있는 외계 행성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우 작은 별들이며, CARMENES 프로젝트가 관측할 수 있는 가까운 궤도 안의 외계 행성들에 적당한 온도 조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색 왜성들은 태양보다 차갑고 더 긴 파장을 방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빛을 근적외선 근처에서 방출합니다. 따라서 CARMENES는 적외선에 민감한 독자적이고 특수한 분광기를 개발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어떤 프로젝트도 하지 못했던 CARMENES 만의 혁신입니다.

 

Calar Alto 천문대가 CARMENES 프로젝트에 할당한 관측시간(최소 600일밤)을 보면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집중 관측 시간은 요즘 천문학에서도 흔하지 않은 매우 많은 시간입니다. 적색왜성과 그들의 행성이 궤도안에서 춤을 출 동안, 우리 지구로부터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별들의 아주 작은 운동마저도 잡아 낼 수 있는 안정적이고 정교한 CARMENES 프로젝트의 기계들은 우리에게 많은 기대를 하게 해줍니다. 

 

이전의 비슷한 프로젝트 장비에서 얻을 수 있었던 정보들과 비교했을 때, CARMENES 프로젝트의 12 2종류 분광기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조합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CARMENES의 장비들은 행성들의 궤도 운동이 야기시키는 별 표면의 작은 점들까지도 구별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수년 내로, CARMENES가 최소 수십 개의 생명체 거주 가능 외계 행성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수의 또 다른 지구를 찾는다면, 여러분은 어느 행성에서 거주하시겠습니까?

 

Minjae Kim (김민재)

mkim@astrophysik.uni-kiel.de

Institute of Theoretical physics and Astrophysics,

Christian-Albrechts-Universität zu Kiel, Germany

- CARMENES scientific member

- FOR 2285 Research Unit “Debris Disks in Planetary Systems” member

 

 

8 질량 중심은 물체 전체 질량의 중심점을 말합니다. 무게중심과 질량중심을 혼돈하기 쉬운데 무게중심의 경우에는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 하나하나에 작용하는 중력을 고려하여 구한 중심이고, 질량중심은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질량의 중심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질량중심과 무게중심과 동일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9 펄서 (Pulsar: 한글번역은 맥동전파원 혹은 펄서) 는 초신성이 폭발하고 남은, 어마어마한 밀도를 지닌 작은 천체를 말합니다. 펄서는 1.5밀리초에서 8.5초 사이의 주기로 광선을 방출합니다.

10 태양으로 부터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도 적색 왜성입니다.

11 우리가 달의 한면만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12 현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CARMENES (까르메네스)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http://carmenes.caha.es 에서 확인 하실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KBWKCr4xqIk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참조-

- 논문

Quirrenbach et al 2016 : CARMENES: an overview six months after first light

- 웹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dutz&articleno=2327&categoryId=19&regdt=20151113153311

http://mag.scientist.town/content/view/81336

http://carmenes.caha.es

http://carmenes.caha.es/ext/pressreleases/CARMENES-PR2015-1st-kr.pdf (본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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