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생이 중 "우주식량 있다"
김·매생이 중 "우주식량 있다"
  • 박연수
  • 승인 2018.01.25 11:08
  • 조회수 8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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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 vs 김, 김 vs 매생이 "맛의 승자는?"

 

이웃집과학자 자체 조사 결과입니다.

<이웃집과학자>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음식 투표'를 해봤어요. 668분께서 참여해주셨는데요. 이웃 86%께서 김을 선택했습니다. 매생이가 들어간 국은 14%에 그쳤습니다. 갑자기 이런 설문을 진행한 건 '매생이 전', '매생이 국'에 꽂힌 저희 편집장 때문인데요.

 

매생이는 한때 김 양식에 방해되는 '잡초' 취급을 받았습니다. 책 <바다맛 기행>을 보면 김 양식을 할 때 매생이를 없애기 위해 약을 쳤다고 하는데요. 요즘에는 무공해 바다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 vs 매생이 "다이어트"

 

김은 영양소가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참고하면 생김은 2g에 0.24kcal라고 합니다. 100g이면 12kcal네요.

 

생김 먹으며 44kg 뺐다는 개그맨도 있더군요! 출처: fotolia

이 외에도 김은 다양한 효능이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를 보면  김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고 해요. 마른 김 5장에는 달걀 1개의 단백질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김에는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설시키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좋은 이유인데요. <바다맛 기행> 책을 보면 정월 보름이 되면 김에 나물을 싸서 먹었다고 합니다. '복쌈'입니다. 눈을 밝게하고 수명을 길게 해준다고해서 '명쌈'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복쌈도 좋지만 저는 이거! 출처:fotolia

매생이 vs 김 "우주식량"

 

그런데 말입니다. 김의 지위를 노리는 식재료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매생이'입니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칼로리도 100g에 13kcal로 비슷합니다.

 

매생이. 맛있어요. 출처:갯푸른

책 <바다맛 기행>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자료를 참고하면 매생이 역시 김처럼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철분, 칼슘, 칼륨, 엽산,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 A, 비타민 C 등이 많죠. 매생이의 철분 함량은 100g당 43.1mg으로 우유보다 40배 정도고, 칼슘 함량도 100g당 574mg으로서 역시 우유보다 5배 정도 높습니다.

 

결이 좋은 매생이! 매생이 전이 정말 맛있죠. 출처: 자연과 생태

또한, 매생이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켜줘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좋다고 해요.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검증됐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면, 매생이는 피부를 맑게 하고 위나 장의 점막을 강화하기 때문에 여성과 노인에게 좋습니다.

 

바다 내음이 가득~! 출처: 자연과 생태

해양수산부의 자료를 참고하면 매생이는 식물성 고단백 식품으로 '우주식량'으로까지 지정됐습니다.

 

매생이국. 뜨끈한 매생이국이 먹고싶어요. 출처: 장흥군청

옛말에 '미운 사위 매생이국으로 입천장 데이게 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매생이국은 펄펄 끓여도 김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데요. 매생이국을 끓여드실 때는 조심해야겠습니다.

 

매생이 흑임자 죽. 배고프네요. 출처:갯푸른

매생이로 죽을 쑤어 먹어도 일품입니다. 전을 부쳐 먹어도 맛이 좋은데요. 말려서 먹기도 합니다.

 

전 부쳐 먹으면 을마나 맛있게요~? 출처: 갯푸른

책 <바다맛 기행>을 보면 매생이는 김이나 미역처럼 양식포자를 붙일 수 없다고 합니다. 그저 '자연이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는 설명인데요. 무공해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매생이가 비교적 맑은 바다에서만 자라기 때문입니다.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매생이. 출처: 바다맛 기행

김 vs 매생이 "언제부터?"

 

우리는 김을 신라시대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고 합니다. <바다맛 기행>을 참고하면 김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해의'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고 해요.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에 대한 잡학사전. 출처: 자연과 생태

김은 서천, 태안, 광양, 장흥, 나주, 순천, 보성 등 46개 지역 고을의 특산품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1424년 만들어진 <경상도지리지>에도 울산, 동래, 영일 등지에서 해의가 생산된다고 기록돼 있죠.

 

'해의'가 김으로 불리기 시작한 사연도 있는데요. 광양에서 왕실에 특산품으로 바쳤는데 맛있게 수라를 마친 후 신하에게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합니다. 어떤 신하가 "광양 땅에 김 아무개가 만든 음식입니다"라고 아뢰자 임금이 그럼 앞으로 김이라 부르도록 하라"라고 말했대요.

 

김 제작 과정. 출처:바다맛 기행

매생이도 오래 전부터 먹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매산이'로, <자산어보>에는 '매산태'로 소개돼 있습니다. 매생이란 이름은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에요.

 

조선시대 대표적인 실학자 정약전은 그의 저서인 <자산어보>를 통해 매생이를 '누에가 만든 비단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검푸른 빛깔을 띄고 있다'라고 묘사하면서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그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라고 소개했어요.

 

하지만 매생이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은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품질이 좋은 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생이나 파래 같은 다른 해조류들이 섞이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매생이가 독자적 영양식으로 알려지고 김 양식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대요.

 

1월 제철 수산물은 나야 나~. 출처: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에서 1월 제철 수산물로 김과 명태, 매생이를 선정했습니다. 따끈따끈한 밥에 바삭고소한 김, 뜨끈뜨끈한 매생이 굴국이나 매생이 전이 입맛을 돋우는 1월입니다. 

 

바다맛 기행

바다맛 기행

김준

바다생물과 어민이 함께 만들어낸 어촌문화의 정수, 바다맛

같은 음식이라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의 차이는 크다. 어부가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우리 밥상에 올랐을 때, 그 이름과 생태, 어획 시기, 주요 어장, 음식이 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있다면, 우리의 먹는 행위는 생계가 아니라 문화가 된다.

 

바다맛 기행 2

바다맛 기행 2

김준

더욱 맛깔스럽고, 풍성하게 돌아온 바다맛 밥상

우리 밥상을 건강하고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바다생물과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편의 문화사로 엮어 낸 『바다맛 기행』의 두 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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