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날씨 조절',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인위적 '날씨 조절', "어느 정도 가능하다"
  • 김진솔
  • 승인 2018.04.17 10:33
  • 조회수 5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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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시진핑이 연임 조항을 철폐하고 국가 주석으로 재선출됐습니다. 이날 베이징에는 눈이 내렸는데요. 겨울 다 지나간 3월에 눈이 내렸다며 중국 인민들은 의아해 했습니다.

 

당시 중국 관영 언론들은 '상서로운 서설'이라며 분위기를 띄웠지요. 그런데 중국의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겨울이 다 가고 3월에야 눈이 내린데다, 145일 간 계속된 가뭄 후 기상국의 예보도 없이 내린 눈이 석연찮았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기상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한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에서는 "기상조건에 맞춰 17일 아침 창핑구 다헤이산 일대에서 인공증설 작업을 진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진핑의 '그날'을 위한 인공증설(增雪)을 했음을 밝힌 것이지요. 

 

서설? 알고보니 인공증설!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서설? 알고 보니 인공증설!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그런데 인공증설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이런 식이라면 이제 인류는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걸까요?

 

비나 눈은 어떻게 오는 걸까? 

 

하늘 위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은 아주 작은 물이나 얼음 알갱이들의 모임입니다. 너무 가벼워서 둥둥 떠 있을 수 있는 귀요미들이에요. 한라산에 올라 보신 분들은 구름을 통과하는 경험을 해보셨을 수 있으실텐데요. 이 알갱이들이 지표에 떠 있으면 안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비나 눈은 뭘까요? 구름 안에 떠있던 작은 입자들이 서로 충돌하고 옮겨붙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몸이 무거워지면 더 이상 떠있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구름이 물방울로 존재하고 있었다면 비가 되어 떨어져요. 얼음으로 돼 있던 구름의 경우 얼음 결정이 무거워져 떨어지는데, 내려가면서 녹는다면 비가 되고 그대로 떨어지면 눈이 되지요.

 

구름을 이루던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서 무거워지면 비가됩니다!
구름을 이루던 작은 물방울이 모여 무거워지면 비가 됩니다. 출처: fotolia

여기서 하나, 기체 상태의 물 분자는 온도와 습도 조건이 갖춰진다고 해서 바로 물이 되는 건 아니에요. 물분자의 상당수는 원래 있던 기체 상태 그대로 있습니다. 이를 과포화 상태라고 하는데요. 

 

과포화 상태의 수증기들을 물이나 얼음이 되게 촉진하려면 '응결핵'이 필요해요. 먼지나 다른 물방울 등이 그런 기능을 하지요. 응결핵이란 한마디로 주변 물방울들이 뭉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응결핵은 요오드화은(AgI)이나, 눈 오는 날 길에 뿌리는 염화칼슘(CaCl2) 등이 쓰입니다.


그렇다면 인공강우는 어떻게?

 

_응결핵을 뿌릿!
응결핵 뿌리는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그렇다면 비나 눈이 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름 위에 '응결핵'을 뿌려주면 됩니다. 응결핵을 만나면서 과포화 돼 있던 기체상태의 물을 빠르게 액체로 바꾸는 거지요! 그러면 구름 알갱이가 예정보다 빠르게 뭉치고 비가 되어 떨어집니다. 비행기나 방공포를 이용해서 응결핵을 구름위로 뿌리지요.

 

인공강우는 날씨 조절 시도 중 가장 많이 진행된 분야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번 뿐 아니라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인공강우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번처럼 눈이나 비가 내리게 하려는 게 아니라 구름을 없애버렸는데요. 개막식 당일은 쾌청했고, 그 덕에 하늘에 화려한 불꽃놀이를 수놓았죠.

 

인공강우 말고는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까?

 

태풍을 없애고 싶다! 출처: pixabay
태풍을 없애고 싶다! 출처: pixabay

인공강우 외에도 날씨를 인공적으로 조절하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풍의 세력을 약하게 만드려는 시도입니다. 이를 위해 제안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아이디어는 태풍의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태풍에 핵폭탄을 터트리자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태풍 하나가 가진 에너지가 핵폭탄의 400배에 달해 효과가 미비할 것이고, 방사능 확산 문제 때문에 실제로 실험이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인공강우처럼 요오드화은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수증기가 모이는 걸 막아보려고 한 거지요. 바지선을 이용해서 바다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을 표층으로 끌어올려 차갑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바다 표면이 차면 태풍이 커지는 걸 막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태풍조절 시도는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하네요.

 

날씨 조절에 따른 문제들

 

날씨를 바꾸는 문제는 일회성 날씨 조절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 이상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태풍의 진로를 바꾸는 경우, 원래 특정 국가가 받을 거대한 피해를 인근의 다른 나라가 대신 받는 사태가 생깁니다. 인공강우의 경우도 비를 미리 내려버리면 원래 비가 내렸어야 할 국가에 가뭄이 찾아올 수도 있지요. 

 

나비효과도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의도한 작은 변화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날씨 조절, 놀랍고 신기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많이 남았네요. 과학상상화에 단골로 등장하던 완벽한 날씨 조절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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