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 하나 전해드릴게요. SBS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컬투쇼> 사연입니다. 야한 생각을 하면 재채기가 나오는 여성의 사연인데요. TV를 보다가도 주인공 커플이 키스를 하면 '에취~' 길에서 포옹하는 연인을 목격해도 '에취~' 하고 재채기가 나온대요.
오빠의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특정 폴더에 잘못(?) 들어가 '19금' 자료를 보았을 때는 코에 후추가루를 부은 것 마냥 심하게 재채기를 했다고 합니다. 특히 남자친구와 영화 <색, 계>를 보러갔다가 영화 보는 내내 재채기가 멈추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는데요. 자신의 증상에 대해 이야기한 이 여성, 남자친구는 귀엽다고 말했고 결국 둘은 결혼했습니다. 참고로 첫날밤 신랑은 마스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야한 생각하면 정말 재채기 나오나?
정말 야한 생각 하면 재채기가 나오는 걸까요? 일단 재채기를 왜 하는지부터 짚어보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 정보를 보면 재채기는 코의 점막이 자극 받으면 나타나는 경련성 반사운동입니다. 코 점막의 주위 온도가 갑자기 변하거나 화학적, 물리적 자극이 생기면 자극원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는거죠. 재채기는 차가운 자극, 귀 자극, 알레르기 등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말이죠. 야한 생각 때문에 실제 재채기가 나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네, '영국'의 연구입니다. <영국 왕립 의학저널(Royal Society of Medicine)>에도 게재된 연구인데요.
옥스퍼드대 존레드클리프 병원(Oxford's John Radcliffe Hospital)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마흐무드 부타(Mahmood Bhutta) 박사와 웨스트미들섹스대학 병원(West Middlesex University Hospital) 정신과의사 하롤드 맥스웰(Harold Maxwell)의 연구 결과에요. 이들은 69세의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심각한 재채기가 나온다는 진료 기록을 읽고 연구를 진행합니다.
마흐무드와 멕스웰 박사는 익명성 보장을 위해 인터넷 채팅방에서 조사를 진행합니다. 마흐무드 박사는 "이런 이상하고 당황스러운 질환은 의사에게 직접 얘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총 17명이 야한 생각을 하면 재채기가 나오고 3명은 성적으로 흥분한 경우에 재채기가 나온다고 답했습니다.
마흐무드 박사는 야한 생각할 때 재채기 하는 이유에 대해 "신경 신호가 엇갈렸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야한 생각의 신호가 재채기를 하라는 신호로 잘못 전달됐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이밖에 마흐무드 박사는 '유전'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례를 겪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