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는 심혈관계 질환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심혈관계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화학약물요법이나 치료용 단백질 등을 개발하고 있으나 여전히 직접적인 수술, 카테터 및 스텐트 삽입 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정맥 주사를 통해 약물을 심장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KAIST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탄닌산(tannic acid)을 이용해 간단한 정맥 주사만으로도 약물을 심장 조직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탄닌산은 와인의 떫은 맛을 내는 폴리페놀 분자의 일종인데요. 혀에 존재하는 점막 단백질과 결합해 떫은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탄닌산과 단백질 사이의 강한 분자 간 결합력을 이용합니다. 치료용 단백질 표면에 탄닌산을 코팅하자, 탄닌산이 심장에 밀집된 엘라스틴 및 콜라겐 단백질과 강하게 상호작용했습니다. 그 결과 단백질 약물이 심장 조직에 부착된 상태로 오래 머물 수 있었죠. 단백질만을 주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5일 이상 혈관 내에서 순환됐다는데요.
이해신 교수는 "지금까지 심장질환 관련 많은 약물들이 개발됐음에도 상대적으로 약물을 심장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며 "이번 기술은 기존 약물들을 새롭게 공식화해 개량신약으로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안전성평가연구소 김기석 박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는데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4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