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리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고 있지 않아도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덕분에 운전을 할 때 직접 페달을 보지 않고도 밟을 수 있는 건데요. 실제로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은 팔 다리 운동신경이 멀쩡하더라도 눈을 감은 채로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처럼 신체의 위치와 방향, 그리고 움직임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감각을 '자기수용감각(proprioception)'이라고 합니다.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에 이은 동물의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도 불리는데요.
DGIST 김규형 교수 연구팀은 신경계 구조와 기능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예쁜꼬마선충으로 자기수용감각의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TRP-1과 TRP-2 두 유전자가 상실된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왼쪽으로만 움직이는 이상 표현형이 확인됩니다.
하지만 TRP-1과 TRP-2와 유사한 초파리의 TRPgamma 유전자를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게 주입하자 움직임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TRP-1과 TRP-2는 예쁜꼬마선충이 직진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운전대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건데요.
김규형 교수는 "TRP-1과 TRP-2는 사람에게도 잘 보전된 유전자"라며, "이번 연구가 보행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 발굴 및 치료제 개발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PLoS Biology> 6월 9일자에 'A sensory-motor neuron type mediates proprioceptive coordination of steering in C. elegans via two TRPC channel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