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유별난 '상자 사랑' 왜일까?
고양이의 유별난 '상자 사랑' 왜일까?
  • 김진솔
  • 승인 2018.08.17 20:30
  • 조회수 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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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상자를 좋아합니다. 고양이가 가장 사랑하는 물건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주인보다 택배를 더 기다리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고양이를 기르는 '고양이 집사'들 반응을 종합하면 비싼 고양이 집을 사줬더니 고양이 집은 쳐다도 안 보고 상자 안에 들어가 주인 복장 터지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심지어 고양이과의 다른 거대한 동물들도 상자를 사랑합니다. 예를 들어 사자, 표범, 카라칼, 호랑이까지 상자 사랑은 멈추지 않죠.

 

 

주인보다 상자를 더 좋아하는 것만 같은 고양이과 동물들입니다. 그런데 고양이들은 왜 상자를 더 좋아하는 걸까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러 가설들이 있습니다.

 

1. 보호하려고

 

집고양이들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일이 많지 않습니다만,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보호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야생 고양이들은 독수리나 여우 등 상위 먹이사슬 동물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먹잇감인데요. 따라서 숨어있는 기분을 선호한다는 분석입니다. 상자 안에 들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죠.

 

2014년 보호소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보호소 고양이 한 집단에는 박스를 주고, 다른 쪽에는 박스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 고양이의 스트레스 행동에 점수를 매긴 결과 박스를 준 쪽의 고양이가 더 빨리 안정감을 찾았다고 합니다.

 

2. 따듯하다

 

따듯해~ 출처: fotolia
따듯해~ 출처: fotolia

2016년 <Scientific World Journal>에는 집고양이가 적당하다고 느끼는 환경에 대한 연구가 게재됐습니다. 이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적당한 실내온도는 30~38℃라고 합니다. 이는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보다 좀 더 높은데요. 따라서 가정집에서는 고양이들이 쌀쌀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상자에 들어가는 건 체온을 보존하는 버릇이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포옹하는 것 같아서

 

1989년 <Pharmacology Biochemistry & Behavior>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유동물인 돼지의 몸 옆면에 약간의 압력을 가하면 돼지가 편안함을 느끼며 몸을 이완했다고 하는데요. 마치 사람이 포옹하듯 안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포유동물인 고양이도 측면 압박감이 긴장을 풀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입니다.

 

포근포근 출처: fotolia
포근포근 출처: fotolia

 

4. 비사교적인 고양이들의 도피처

 

앞의 세 요인이 그럴싸하다 싶다가도 '그렇다면 개는 왜 고양이만큼 상자를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힙니다. 진화생물학자인 Dennis C Turner는 저서 <The Domestic Cat(집고양이:행동의 생물학)>를 통해 고양이가 상자에 자주 들어가는 건 다른 생명체를 회피해 정서적으로 서로 충돌하지 않으려는 행동이라고 설명합니다.

 

##참고자료##

 

Vinke, C. M., L. M. Godijn, and W. J. R. Van der Leij. "Will a hiding box provide stress reduction for shelter cats?."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160 (2014): 86-93.

Stella, Judith L., and Candace C. Croney. "Environmental aspects of domestic cat care and management: implications for cat welfare." The Scientific World Journal 2016 (2016).

Grandin, Temple, Nicholas Dodman, and Louis Shuster. "Effect of naltrexone on relaxation induced by flank pressure in pigs." 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 33.4 (1989): 83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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