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달 크레이터, 태양 플레어의 공통점은?
지진, 달 크레이터, 태양 플레어의 공통점은?
  • 함예솔
  • 승인 2018.08.29 16:30
  • 조회수 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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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법칙 설명하는 그래프. 출처: Wikimedia Commons
멱법칙 설명하는 그래프. 출처: Wikimedia Commons

위 그래프는 멱법칙(power law)을 설명하는 그래프인데요. 멱법칙이란 한 수가 다른 수의 거듭제곱으로 표현되는 두 수 간의 함수적 관계를 뜻합니다. 이 법칙은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연 현상에 적용되기도 하는데요. 멱법칙의 이런 특성을 토대로 멱법칙으로 인간 사회와 자연에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자연에서 발생하는 사건 중에서 큰 사건은 일어날 확률은 낮지만 그 파괴력은 클 수 있습니다. 반면 빈번히 발생하는 사건의 경우 발생 확률은 높지만 영향력은 작을 수 있죠. 

 

파레토 법칙. 출처:fotolia
파레토 법칙. 출처:fotolia

아직 감이 잘 안 오신다고요? 그럼 혹시 파레토의 법칙을 꺼내봅니다. 이 용어는 경제학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인데요.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도가 부와 소득에 대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습니다.

 

인구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80대 20법칙'으로 불리기도 하죠. 이 파레토의 법칙 역시 멱법칙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큰 지진은 발생빈도 낮아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뷰캐넌이 쓴 책 <우발과 패턴>을 보면, 지진도 멱함수의 패턴을 띱니다. 지진 발생 빈도와 규모를 설명한 이론으로는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이 있는데요. 지진의 규모가 2배 커지면 그 빈도수는 4배만큼 줄어드는 점을 설명한 법칙입니다.

 

참고로 규모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며 규모가 커짐에 따라 0~9까지의 숫자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규모 1이 증가할 때마다, 지진 에너지는 약 30배 더 커집니다.
 

지진발생 빈도와 규모를 보여주는 사진. y축: 지진발생빈도. x축: 지진 규모. 출처: 우발과 패턴
y축: 지진발생빈도. x축: 지진 규모. 출처: 책 '우발과 패턴'

신기한 점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 통계를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건데요. 위 그래프는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서던캘리포니아를 강타했던 지진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이 그래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지진이 규모 2~3 사이에서 발생하는데, 지진의 규모가 커질수록 지진의 빈도는 줄어듭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도 멱법칙이 적용되는데요. <Forecasting probabilities of earthquake in Korea based on seismological data> 연구에 따르면 서기 2년부터 1995년까지 총 2,618건의 지진데이터를 멱법칙에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지진 역시 대체적으로 멱법칙 분포를 따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규모 3~4의 지진은 빈번히 발생했지만 규모 7~8의 대형 지진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달 표면에 난 자국으로도 알수 있어

 

달 얼굴에 곰보자국. 출처: pixabay
달 표면은 여기저기 흉터가. 출처: pixabay

달에는 대기가 없어 운석이 다가와도 그대로 달 표면에 충돌합니다. 거대한 원형의 구덩이가 생기죠. 바로 크레이터입니다. 그런데 달 크레이터에도 멱법칙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Power laws, Pareto distributions and Zipf's law> 연구에서는 달 크레이터의 지름을 토대로 부딪힌 천체의 크기를 알아봤는데요. 평방킬로미터 당 크레이터의 수를 조사해 정규화(normalized) 한 그래프를 보니 이 역시 멱법칙이 잘 적용됐습니다. 달에 부딪힌 천체의 크기가 클수록 발생 확률은 낮았습니다.


'태양 플레어'도  

 

태양 대기에서는 수소폭탄 수 천만개에 해당하는 격렬한 폭발 현상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바로 태양 플레어입니다. 태양 플레어는 태양의 흑점이 많아지는 '태양 활동기'에 주로 발생하는데요.

 

태양에서 발생하는 플레어. 출처: Flickr
태양에서 발생하는 플레어. 출처: Flickr

이렇게 거대한 태양에서 발생하는 플레어 현상 역시 멱법칙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Power laws, Pareto distributions and Zipf's law> 연구에서는 플레어가 발생할 때 나오는 짧은 파장의 감마선(λ≈ 2 × 10-11 cm)을 가지고 누적분포(cumulative distribution) 함수를 만들어 봤다고 하는데요.

 

이때 사용된 감마선의 데이터는 1980년에 태양 탐사를 위해 발사됐던 '솔라 맥시멈 미션호(Solar Maximum Mission)'에서 얻었습니다. 즉, 이 데이터는 1980년부터 1989년까지의 관측을 통해 얻은 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이용해 만든 결과에서도 태양 플레어의 세기에 멱법칙이 적용됐는데요. 플레어가 강하게 일어나는 빈도수는 적었습니다. 반면, 약한 강도의 플레어는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참고자료##

 

Choi, Seowon, and Woncheol Jang. "Forecasting probabilities of earthquake in Korea based on seismological data." KOREAN JOURNAL OF APPLIED STATISTICS 30.5 (2017): 759-774.

Newman, Mark EJ. "Power laws, Pareto distributions and Zipf's law." Contemporary physics 46.5 (2005): 32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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