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주에 가면 현재로선 '생리 못해' 
여성, 우주에 가면 현재로선 '생리 못해' 
  • 함예솔
  • 승인 2018.09.17 13:30
  • 조회수 1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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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월경을 합니다. 우주비행사라도 피할 순 없습니다. 실제 여성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미션을 수행할 때 생리가 찾아오면 어떻게 했을까요?

 

미국 최초의 여성우주비행사 셸리 라이드. 출처:NASA
미국 최초의 여성우주비행사 셸리 라이드. 출처: NASA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초창기에는 우주인이 우주에서 생리하는 현상 자체가 낯선 주제였습니다. 우주인을 비롯한 엔지니어들이 거의 다 남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NASA가 설립된 1958년부터 NASA는 수 많은 우주선을 발사시켰지만, 1983년 최초의 미국인 '여성' 비행사 셸리 라이드(Sally Ride)가 우주에 갈 때까지는 탐폰이나 생리대를 보급품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셸리 라이드는 물리학자이자 미국 최초의 여성우주비행사인데요. 그는 1983년 6월 18일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를 타고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챌린저호 임무를 위해 일주일 동안 100개의 탐폰을 우주로 가지고 갔는데요. 그럼에도 NASA 엔지니어들은 여성의 생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뾰족한 단서를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미세 중력이 월경에 미치는 영향 '확신 못해'

 

NASA 의료진은 미세 중력이 월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지 못했는데요. 생리 기간 중 우주에 간다면 미세중력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혈액이 자궁 깊은 곳으로 역류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문제가 불거지지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우주 공간 속 월경에 관한 데이터는 '단기간' 임무를 수행한 여성 과학자에 국한돼 유효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웠습니다. 대부분의 여성 우주인들은 임무 수행 기간 월경을 지연시키는 약물을 복용했습니다.

 

장기 우주 체류 시대, 여성 생리 문제는 변수 아닌 상수

 

2018년 현재,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하며 2024년에는 2대의 화물선과 2대의 유인 우주선을 보내려는 시도를 준비 중입니다. 화성은 지구에서 약 6천만km나 떨어져 있고, 화성까지 연료를 절약해 갈 수 있는 경로인 '호만(Hohmann) 궤도'를 따라 관성 비행을 한다고 해도 약 260일이 걸립니다. 참고로 호만 궤도는 우주선을 지구의 공전 방향으로 쏘아 보내고, 출발할 때의 지구에서 봤을 때 화성이 태양의 반대쪽에서 만나도록 비행하는 경로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출처: Wikimedia Commons
국제우주정거장(ISS). 출처: Wikimedia Commons

<Microgravity>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우주비행사가 우주비행을 할 때, 그리고 훈련 중에도 생리를 건너뛰기 위해 구강 피임제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구강 피임제는 경구 프로게스테론 알약( oral progesterone pill)입니다.

 

플로리다의 산부인과 전문의 크리스틴 잭슨(Kristin Jackson)은 3년간 우주에서 미션을 수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여성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알약은 1,100개가량 된다고 합니다. 이 많은 약을 우주선에 실어 보내기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다른 선택지 없나?

 

여성 비행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두 번째 옵션은 자궁 내 장치(IUD)입니다. 이 장치는 자궁에 삽입해 월경을 억제시키도록 도와주는 장치인데요. IUD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작은 구리조각들로 싸인 형태입니다. 정자가 구리를 싫어하는 원리를 도입했습니다. 또 다른 형태는 호르몬 유형인데요. 호르몬 유형에서 사용되는 프로게스틴(progestin)은 황체호르몬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이 장치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자궁에 삽입하면 3~5년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여성 우주 비행사가 임무를 떠나기 전에 삽입한 다음에는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후에야 교체될 수 있어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 비행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세 번째 옵션은 호르몬 주사를 맞는 건데요. 특히 데포(Depo) 주사는 프로게스테론과 유사한 호르몬을 주사하는 방법입니다. 프로게스테론은 동물의 난소에 있는 황체에서 분비돼 생식 주기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인데요. 이 주사는 12주에 한번씩 투여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잭슨(Kristin Jackson)은 데포 주사의 경우, 부작용이 있다고 말하며 가장 안전한 방법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데포 주사를 맞은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이 주사의 부작용 중 하나는 뼈가 약해진다는 점인데요. 미세 중력(microgravity)에 노출된 우주 환경에서 지낼 경우 뼈가 약해진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선택 방법도 우주비행사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주에서 생리하는 부분에 대한 연구는 우주여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과학자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Jain, Varsha, and Virginia E. Wotring. "Medically induced amenorrhea in female astronauts." npj Microgravity 2 (2016): 16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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