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인간의 감정이 없어진다면?
어느 날 인간의 감정이 없어진다면?
  • 이민환
  • 승인 2018.09.18 21:30
  • 조회수 14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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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모든 인간의 감정이 없어진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누군가와 상호작용하며 느끼는 게 없어지니 차가운 세상이 될까요, 아니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돼 오히려 정직하고 올바른 사회가 될까요.

 

드라마 '비밀의 숲' 속 장면 중 하나
드라마 '비밀의 숲' 속 장면 활용.

황정아 문학평론가는 "분노만 없다면 분노를 일으키는 눈 앞의 이 자를 더 멋지게 응징할 수 있을 테고 슬프지만 않다면 나를 슬프게 하는 이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텐데"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감정이 없어지면 지금보다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일을 처리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상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걸까요? 감정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 <아몬드>, 영화 <이퀄리브리엄>, 드라마 <비밀의 숲> 같은 작품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드라마 <비밀의 숲>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입니다. 주인공 황시목 검사는 어릴 때 뇌의 감각이 지나치게 발달해서 작은 소리에도 크게 반응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뇌 수술을 받았으나 부작용으로 감정을 거의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기계 같은 인간 검사가 됐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황시목을 기계적인 검사로 설정해 말하는 건 무엇일까요?

 

 

채널A 특보 갈무리
채널A 특보 갈무리

 

 

몇 해간 대한민국을 뒤집어 엎은 국정 농단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 등이 이런 종류의 드라마 흥행과 관련 있다는 분석인데요. 이종필 건국대 교양대학 교수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습니다.

 

첫째, ‘기-승-전-연애’라는 한국 드라마의 낡아빠진 공식을 여지없이 파괴하는 데에 이만한 핵폭탄이 있을까? ‘비밀의 숲’은 진부한 연애 놀음 없이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드라마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둘째,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을 만한 검사”가 되려면 감정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런저런 유혹에 휘둘리지 않을 테니 말이죠. 감정이 제거된 기계적인 검사 황시 목은 역설적으로 현실에서 왜 검찰 개혁이 필요한가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검찰이 키운 ‘괴물’ 이창준이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에는 국정농단 세력 같은 인물들이 존재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인공지능 판사, 인공지능 검사나 변호사가 나타나길 희망합니까?

 

4차 산업혁명은 어느 날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중 인공지능은 어느 샌가 우리 주위에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 바둑 기사 알파고와 인공지능 의사 IBM 왓슨에 이어 ‘로스’라는 인공지능 변호사가 미국 뉴욕의 대형 로펌에 고용됐습니다. 위스콘신 주 대법원에서는 인공지능이 분석한 결과를 재판에 적용하여 판결을 내린 사례도 있습니다.

 

이 인공지능이 법만을 이용해 분석했다면 공정하긴 하겠지만 너무 배고픈 노숙자가 빵 하나 훔쳐 먹었다고 중형을 내리진 않을까 우려가 생기긴 합니다. 그래도 인공지능의 도움은 향후 적잖은 수요가 예상됩니다. 검사의 구형, 변호사의 변호, 판사의 판결은 사람이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적인 흔들림 없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사안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이 도와준다면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드라마 비밀의 숲의 한 장면에서 검찰총장이 명언을 남깁니다.

 

“흔히 검사가 의사랑 같은 ‘사’자를 쓰는 줄 아는데 의사는 스승 사자를 쓰고 변호사는 선비 사자를 쓰지만 검사는 일 사 자를 쓴단 말이야. 일 사자를 잘 보면 깃발을 높이 든 모양인데 이 뜻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 선봉에서 기준이 돼 주는 사람. 그것이 검사다”

 

현실은 어떤가요. 현실 속 율사들이 드라마 속 검찰총장의 말처럼 되려면 말입니다.

지금까지 지식인미나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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