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의 강력한 후보 물질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육방면체의 특별한 구조를 가진 반도체 물질로 빛을 전기로 바꾸거나(광전)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발광) 특성이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 재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질표면 구조상 물과 잘 반응하기 때문에 습기만 있어도 쉽게 특성을 잃어버리는 문제가 있죠. 최근 이를 간단한 합성법으로 해결한 연구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 김광훈 특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일종의 ‘방수막’을 만드는 합성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는 6개월 이상 물속에 담가도 고유의 특성의 특성을 유지했습니다.
김광수 교수와 아타누 자나(Atanu Jana)박사는 ‘염기성 증기 확산법’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수산화납(Pb(OH)2) 보호막’을 형성하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습니다.
우선, 페로브스카이트로 합성할 재료(할로겐화 납)를 산성 용액(할로겐화 수소를 녹인 물)에 담습니다. 그리고, 이 재료를 큰 염기성 용액(메틸아민)이 담긴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그러면 메틸아민이 증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성 용액 속 재료와 반응합니다. 이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생성되며 표면에 수산화납으로 이뤄진 얇은 막이 형성됩니다.
아타누 자나박사는 “두 개의 유리병에 각각의 재료를 담아두고 10일 정도 두면 자연스럽게 수산화납 보호막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가 합성된다”며 “수산화납은 안정적인 구조라 수분을 만나도 반응하지 않고, 물질 내부로 물이 침투하지 않게 막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산화납 보호막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는 습기에 강하고 수명도 깁니다. 실제로 이 페로브스카이트를 물속에 담가두고 특성을 관찰한 결과, 자외선을 받아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본연의 특성은 6개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즉,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 에너지 띠 조절을 통한 형광 특성이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긴 수명을 가진 광전자기기나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지나 박사는 “새로 개발한 내수성 페로브스카이트는 거의 완벽히 물을 막기 때문에 물의 산도(pH)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특성을 보인다”며 “합성법 또한 간한하기 때문에 대규모 합성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광수 교수는 “그동안 철저히 배제됐던 ‘습한 환경’이라는 조건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할 가능성을 연 연구”라며 “페로브스카이트가 기존과 다른 새로운 분야에 사용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할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에 8월 13일자에 게재된 후 2주만에 ‘8월 중 가장 많이 읽은 논문’에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