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봉한 영화 <더 게임>은 배우 신하균과 변희봉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둘은 전화를 걸어 받는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를 맞히는 내기를 합니다. 신하균이 맞히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고, 변희봉이 맞으면 젊은 신하균과 몸을 바꿀 수 있죠. 첫 번째 내기에서 변희봉에게 몸을 뺏긴 신하균은 마지막 내기를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기억'을 겁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실제 상황으로 펼쳐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UCLA 연구진이 기억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이뉴로(eNeuro>에 게재됐어요.
연구진은 바다 소라의 한 종류인 '군소갯민숭달팽이(Aplysia californica)'를 이용했습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군소갯민숭달팽이는 몇 년 동안 일어난 일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요. 그리고 신경 세포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하기 쉬운 동물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군소갯민숭달팽이에 전기 자극을 줬습니다. 달팽이는 전기 자극을 주면 배설물을 내보내는 주름진 관(frilly siphons)를 움츠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이전에 전기 자극을 경험했던 군소갯민숭달팽이는 경험해보지 못한 달팽이보다 훨씬 오랜시간 관을 움츠렸습니다.
연구진은 군소갯민숭달팽이의 뇌세포를 연구했습니다. 전기 자극을 경험한 달팽이와 경험한 적 없는 달팽이 뇌세포를 배양했습니다. 그리고 전기 자극을 경험한 달팽이의 뇌세포로부터 RNA를 추출했죠. 참고로, RNA는 유전자 정보를 매개, 유전자 발현의 조절 등에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유전 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사용되죠. 이 RNA를 전기 자극을 받아보지 못한 달팽이의 뇌세포에 주입했습니다.
그리고 전기자극을 준 결과 새로운 RNA를 주입받은 달팽이들이 전기 자극을 받은 것처럼 배설물을 내보내는 주름진 관을 오랫동안 움츠렸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 자극을 경험한 달팽이의 기억이 다른 달팽이에게 전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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