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아니라 로봇이다
반도체가 아니라 로봇이다
  • 함예솔
  • 승인 2018.09.28 21:10
  • 조회수 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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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닮은 로봇. 출처: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애벌레 닮은 로봇. 출처: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홍콩시립대학교 연구팀은 애벌레 다리를 장착한 작고 부드러운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은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면서도 놀라운 장애물 교차능력을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향후 인체에 약물을 전달하는 의료 로봇으로 쓰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마찰력 축소가 핵심

  

주름진 표면에서도 잘 움직이는 로봇. 출처: youtube/ GeoBeats News
주름진 표면에서도 잘 움직이는 로봇. 출처: 유튜브/GeoBeats News

 

이 로봇은 생체공학적으로 설계됐는데요. 이번에 개발된 이 로봇은 마찰을 현저히 줄여주는 디자인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마찰이 줄면, 신체 내부의 주름진 표면이나 혈액·점액 같은 체액이 가득 찬 신체 내부에서 로봇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찰력을 줄인 비밀은 바로 뾰족한 다리 덕분인데요. 연구팀은 로봇의 다리를 뾰족하게 만들어 표면과의 접촉 면적을 줄였고 마찰력을 크게 감소시켰습니다. 실험실 테스트에 따르면 이 로봇은 젖은 환경과 건조한 환경에서 모두, 팔다리가 없는 로봇에 비해 마찰이 약 40배나 줄어들었다고 해요.

 

애벌레 닮은 로봇의 움직임. 출처: youtube/ GeoBeats News
애벌레 닮은 로봇의 움직임. 출처: 유튜브/GeoBeats News

 

이 로봇의 생김새를 살펴볼까요? 작은 털과 비슷한 여러 개의 다리가 눈에 띕니다. 다리는 1mm보다 더 짧고 끝이 뾰족하다고 해요. 연구팀은 다리가 2개, 4개, 8개 혹은 더 많은 다리를 가진 수백 마리의 동물 다리 구조를 연구했습니다. 특히 다리 길이와 다리 간격의 비율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해요.

 

이번 연구를 이끈 홍콩시립대학교 생물의학공학과 조교수 Shen Yajing는 "대부분의 동물은 다리 길이와 다리 사이의 간격의 비율이 2:1에서 1:1을 보인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 비율이 1:1인 로봇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로봇의 몸이 약 0.15mm의 두께이며 각각의 원뿔 모양의 다리 길이는 0.65mm, 다리 간격은 약 0.6mm로, 다리 길이와 다리 사이 간격 비율을 1:1로 맞췄습니다.

 

소재는 실리콘

 

애벌레 다리를 가지고 있지. 출처: fotolia
네 다리를 많이 참고했어~ 출처: fotolia

 

애벌레를 닮은 이 로봇의 재료 역시 특별한데요. 이 로봇은 전자기력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하도록 자성을 띤 미립자가 내장된 PDMS(Polydimethylsiloxane)라는 실리콘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Wang Zuankai 교수는 "이러한 소재와 수많은 다리로 이뤄진 디자인은 로봇의 소수성(물과 화합하지 않는 성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부드러운 소재로 이뤄진 로봇은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쉽게 절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습니다. 

 

펄럭거리는 로봇. 출처: youtube/ GeoBeats News
펄럭거리는 로봇. 출처: 유튜브/GeoBeats News

 

이 로봇은 자성을 이용한 조작으로 제어합니다. 펄럭거리는 패턴과 거꾸로 된 진자 패턴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즉, 앞발을 사용해 펄럭거리는 패턴으로 앞으로 나아가거나, 좌우의 발을 각각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며 몸을 흔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체 내부에서 각기 다른 조직의 결의 변화나 울퉁불퉁한 표면에서도 약물을 잘 운송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따라서 다양한 지형에서 뛰어난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이 로봇은 인체에 약물을 전달하는 로봇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연구팀은 이 로봇이 자신의 다리보다 10배나 더 높은 장애물에서도 부드러운 다리를 몸 한쪽 끝으로 들어올려, 90도의 각도를 만들며 장애물을 쉽게 가로질러 나아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로봇의 속도 역시 전자기파의 빈도수를 늘려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로봇은 적재 능력 또한 뛰어나다고 합니다. 실험실 테스트에 따르면 이 로봇은 자신의 무개보다 100배 더 무거운 하중을 실어 나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사람이 25인승 미니버스를 들어올리는 것과 맞먹는 힘이라고 합니다. 

 

Shen Yajing 교수는 "향후 2~3년 안에 생분해성 로봇을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로봇이 약물 전달 임무를 수행한 후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Haojian Lu et al, A bioinspired multilegged soft millirobot that functions in both dry and wet conditions, Nature Communications (2018). DOI: 10.1038/s41467-018-06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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