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손 건조기 "박테리아 퍼뜨려"
화장실 손 건조기 "박테리아 퍼뜨려"
  • 함예솔
  • 승인 2018.10.31 09:00
  • 조회수 2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중 화장실에 설치된 손 건조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이 기구의 위생은 어떨까요. 

 

제트 건조기가 박테리아를 퍼뜨린다. 출처: University of Leeds
손 건조기가 박테리아를 퍼뜨린다. 출처: University of Leeds

지난 2014년 리즈 대학(University of Leeds)의 한 연구팀은 공중 화장실의 손 건조기가 위생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제대로 손을 씻지 않은 사람들이 이 장치를 사용하게 되면서 엄청난 양의 박테리아가 공기 중에 분사돼 화장실 바닥이나 벽에 흩뿌려진다고 하는데요. 즉, 다른 사람들은 세균으로 가득 찬 화장실 바닥을 걷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시 연구팀은 공중화장실을 재현한 연구실에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손 건조기를 사용해 손을 말리면 종이 타월로 손을 닦는 것보다 27배 많은 세균을 공기 중으로 유입시켰습니다. 그리고 미생물을 15분 동안 공기 속에서 순환시켰습니다. 

 

실제 화장실에서 실험해보니...

 

박테리아 득실득실. 출처: 유튜브/Sky News
박테리아 담긴 물이 득실득실. 출처: 유튜브/Sky News

연구팀은 이러한 이전 연구를 토대로 손 건조기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연구실에서 실험한 것이 아니라, 공중화장실을 직접 조사했습니다. <Hospital Infection>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Mark Wilcox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병원 화장실에서 손을 건조하는 방식에 따라 박테리아가 어떻게 퍼지는지 조사했습니다. 병원과 같은 환경에서는 항생 물질에 내성을 가진 감염균이 그 공간을 순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조사 기간 및 방법.
조사 기간 및 방법.

이번 조사는 영국 리즈,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우디네 3곳의 병원에서 12주 동안 진행됐습니다. 각 병원마다 환자, 직원 및 방문객이 사용하는 화장실 2개를 선정합니다. 한 곳에는 제트 건조기를 설치하고 다른 곳은 종이 타월만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4주간 매일, 화장실의 공기 샘플과 화장실 표면에서 채취한 면봉 샘플을 모았습니다. 이후 2주 간 수집을 중단했다가 각각의 화장실에서 손을 건조하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이 과정을 세 번 반복했습니다. 

 

화장실 벽과 바닥 'GG'

 

그 결과, 손 건조기를 사용한 화장실의 경우, 종이 타월을 사용한 곳보다 더 많은 박테리아가 화장실 공기와 표면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가장 극적인 차이를 보인 곳은 선 건조기를 사용했던 화장실 표면과 종이 타월을 사용했던 곳의 화장실 표면과의 비교였습니다. 우디네에서는 손 건조기가 있던 곳이 무려 100배나 더 많은 박테리아로 뒤덮였고, 파리에서는 33배 더 높았으며, 리즈에서는 22배 더 많았습니다.

 

슈퍼박테리아, MRSA. 출처: fotolia
슈퍼박테리아, MRSA. 출처: fotolia

영국의 화장실에서는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구균(MRSA) 박테리아가 종이 타월을 사용할 때에 비해 제트 건조기를 사용하는 기간, 무려 3배 더 넘게 자주 발견됐습니다. MRSA는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 등 거의 모든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악성 세균입니다.

 

반면, 파리와 이탈리아 병원에서는 제트 건조기를 사용하는 기간에도 병원성 박테리아나 약물 저항성 박테리아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제트 손 건조기. 출처: Flickr
손 건조기. 출처: Flickr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병원과 같은 환경에서는 손 건조기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Wilcox 박사는 "이러한 모든 문제의 시작은 사람들이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며 "실제로 건조기는 디자인에 따라 건조기 그 자체 뿐만아니라 피부, 바닥, 화장실 표면과 같은 화장실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는 에어로졸을 생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종이 타월로 닦읍시다. 출처: Flickr
종이 타월로 닦읍시다. 출처: Flickr

한편, 연구팀에 따르면 종이 타월은 물은 흡수하고 미생물들은 손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적절히 처리되기 때문에 교차 오염(cross-contamination)의 위험은 적다고 합니다. 초기 연구 결과에 따라 프랑스 보건당국은 최근 병동에서 손 건조기 사용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합니다. 영국 병원에서도 현재 병원에서 손 건조기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도 이에 대한 연구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참고자료##


Best, E., et al. "Environmental contamination by bacteria in hospital washrooms according to hand-drying method: a multi-centre study." Journal of Hospital Infection (201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