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신약 후보 가능성 제시
프로바이오틱스 신약 후보 가능성 제시
  • 함예솔
  • 승인 2018.10.28 22:05
  • 조회수 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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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임신혁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면역 치료제인 미생물 신약의 후보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안했습니다. 이번 연구로 단순한 건강식품의 범주에 포함되던 프로바이오틱스가 다양한 염증성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치료제로? 출처: fotolia
프로바이오틱스를 치료제로? 출처: fotolia

인체의 모든 질환은 불균형한 면역반응에서 기인합니다. 최근 장내 균총의 다양성과 균형이 건강한 면역의 지표가 되면서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에 이로운 장내 균총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과 기능도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어느 미생물이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 체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은 상당 부분 난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인공 조미료가 대장균 박테리아를 죽여요. 출처: fotolia
장을 지켜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출처: fotolia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분야를 선도하는 임신혁 교수 연구팀은 모유 수유를 한 어린 아이들이 아토피 피부염 등 면역 과민 질환에 덜 걸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로운 프로바이오틱스와 면역 질환 치료제의 연결고리를 찾아냈습니다. 연구진은 장내 이로운 균총을 만드는 프로바이오틱스 중 면역을 제어할 수 있는 균만 골라낼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장내 환경을 모사하는 시스템을 연구에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면역반응을 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비피더스 PRI1 균을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비피더스 균 (Bb PRI1)에의한 면역 조절 기작 모식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비피더스 균 (Bb PRI1)에의한 면역 조절 기작 모식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먼저 지표물질을 발현하는 생쥐에서 장 유래 면역세포들을 분리해 후보균들을 뽑아 1차 군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T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 균들만 뽑아 2차 군을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후보 미생물들은 총 200여 종으로 연구진은 어린아이 분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비피더스균 PRI1 균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해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비피더스 PRI1균 투여에 따른 대장 내 면역세포 변화 분석 그래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비피더스 PRI1균 투여에 따른 대장 내 면역세포 변화 분석 그래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이후 비피더스균 PRI1 균만의 면역반응을 살펴보고자 체내에 세균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무균 생쥐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비피더스 PRI1 균균에 의해 면역 세포의 분화와 발달이 조절되는지 분석한 결과 비피더스 PRI1 균균이 소장 및 대장에서 면역조절 T세포인 Foxp3의 분화와 증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비피더스 PRI1 균균의 치료효과도 검증했습니다. 비피더스  PRI1 균균을 투여한 실험쥐는 대조군에 비해 3주 만에 소장과 대장에서 면역을 조절하는 면역억제 T세포가 크게 증식하고 장 표면의 염증이 줄어들었습니다. 

 

비피더스 PRI1균 세포 표면 다당체(CSGG)의 화학구조.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비피더스 PRI1균 세포 표면 다당체(CSGG)의 화학구조.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더 나아가 연구팀은 이탈리아 나폴리 대학 연구팀과 함께 비피더스 PRI1 균균의 세포표면 다당체(CSGG)가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임을 증명하고 화학구조를 밝히는데 성공했습니다. 세포 표면 다당체의 면역반응 조절 기작도 규명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세포 표면 다당체만, 염증이 있는 실험쥐에 투여했을 때도 비피더스 PRI1 균균을 투여했을 때와 비슷한 항염증 효능이 나타났습니다. 

 

비피더스 PRI1균과 세포 표면 다당체(CSGG)의 항염증 효과.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비피더스 PRI1균과 세포 표면 다당체(CSGG)의 항염증 효과.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이번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꼭 살아있어야만 효능이 있는 것이라 여겨졌던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만이 유익한 활성을 지니는 이유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주목할만한 연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면역 활성 물질의 화학구조와 작용기작을 규명해 미생물을 이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신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전폭적인 연구비와 연구 인프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며 “연구단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IBS 연구팀의 인적 자원과 무균/무항원 연구 인프라 유지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향후 면역학 인프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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