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은 기존 허리디스크 통증을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에 사용할 수 있는 비침습적이며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안전한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KIST 연구진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Dr.Hujoon)'으로 사체(카데바)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KIST의 '닥터 허준' 로봇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의 신동아 교수팀과 협력해 2017년 돼지를 이용한 수차례 전임상 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 수술에서의 활용성과 기능성을 확인했으며 고도화 및 안정화시킨 로봇 시스템으로 이번 전임상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란 디스크, 협착증 등의 염증 반응으로 손상된 신경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시술입니다.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시술 전 MRI를 통해 병변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한 뒤, 척추 꼬리뼈에 있는 척추관을 통하는 구멍의 경막외 공간으로 특수한 카테터를 삽입합니다.
참고로 카테터란 인체 기관 내에 있는 액을 배출하거나 약제의 주입 등에 사용되는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을 말합니다. 이후 삽입된 카테터를 이용해 중추신경과 신경가지에 생긴 염증 유발물질과 유착들을 제거해 신경이 압박받는 부위를 치료합니다. 또, 재발을 막기 위해 특수 처방된 약제를 주입하거나 레이저를 통해 탈출한 디스크 조직을 제거합니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시술을 위해 X선 촬영 장비인 'C-arm'을 사용해 카테터의 위치를 파악하고 카테터 끝단에 장착된 내시경을 통해 경막외 환부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술자 및 환자가 방사선에 의한 피폭에 노출돼 피부암, 특발성 백혈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술 중 경막외 공간이 좁은 경우 삽입 가능한 카테터의 크기가 제한돼 내시경 영상의 화질 저하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차세대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 '닥터 허준(Dr.Hujoon)'은 원격을 통해 카테터 말단의 위치를 파악, 제어할 수 있어 방사선 피폭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밀한 시술로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심도와 시야각 확보는 좁은 수중의 경막외강 공간에서 안전하고 정교한 시술을 위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카테터의 직경이 작은 것이 유리합니다.
개발된 카테터는 치내 수중 환경에서 심도와 시야각을 개선한 고화질의 초소형 카메라가 적용됐고 레이저 시술 및 조명 채널이 포함된 직경 3mm의 카테터를 개발했습니다. 이 카테터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전기전자 안정성 시험과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닥터 허준' 로봇 시스템은 로봇 팔에 장착된 로봇 카테더를 6자 유도 햅틱 마스터 장치를 사용한 원격 구동으로 경막외 공간 내에 삽입하고 조향하는 시스템이며 시술 중 2차원 C-arm 영상을 카테터의 3차원 위치로 계산해 집도의에게 제공하는 가상현실(VR)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구현돼 있습니다. 또, 시술 과정 훈련을 위한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실제 힘상의의 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IST 강성철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닥터 허준 수술 로봇은 기업, 의료진과의 협업을 통해 개선된 성능의 전동‧수동 카테터와 가이드 로봇, 원격조종 및 내비게이션 장치로 구성된다"며 "특히 개발된 3mm급 카테터는 고화질의 영상으로 의사가 환부를 정확히 볼 수 있어 정교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고 레이저 채널을 이용해 디스크 조직의 제거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닥터 허준의 개발로 뇌수술, 척추수술, 안과시술 등 미세수술 영역에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