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따져본 '드라큘라·스파이더맨' 실체
과학적으로 따져본 '드라큘라·스파이더맨' 실체
  • 이상진
  • 승인 2018.11.12 21:15
  • 조회수 317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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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등장하는 드라큘라 백작과 스파이더맨 같은 존재가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할까요?

 

미국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에는 드라큘라 백작과 관련된 기고가 있습니다.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알론소 박사는 기고문에서 흡혈귀의 특성이 광견병 환자와 유사하다고 지적했어요.

 

'광견병 환자를 흡혈귀로'

 

흡혈귀는 대부분 남성(?) 출처:fotolia
흡혈귀는 대부분 광견병에 취약한 남자(?) 출처: fotolia

그는 광견병의 발병률이 여성에 비해 남성이 7배 더 높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면서, 영화 속 흡혈귀들이 대부분 남성인 점은 이런 이유 때문일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또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물어뜯는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특성도 흡혈귀와 유사하다는 분석입니다. 영화에서는 흡혈귀에게 공격받은 사람도 흡혈귀가 되는데요. 알론소 박사는 이 또한 광견병 바이러스의 전염 과정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크립토나이트 한 사발 마신 슈퍼맨. 출처: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
크립토나이트 한 사발 드신 슈퍼맨. 출처: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

이뿐만이 아닙니다. 슈퍼맨이 크립토나이트 앞에만 서면 애처로워지듯 흡혈귀는 마늘과 햇빛, 성수, 거울에 극도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것도 광견병 환자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물과 빛, 냄새 등 민감한 자극에 노출되거나 거울 앞에 서면 얼굴과 목 근육에 경련을 일으킨다고 해요. 심할 경우 거품을 물기도 한다고 하니, 흡혈귀의 특성과 참 유사하죠?

 

너도 올빼미족? 야행성 드라큘라 백작. 출처:fotolia
너도 올빼미족? 야행성 드라큘라 백작. 출처: fotolia

또 보통 드라큘라 백작은 낮에 햇빛을 피해 관 뚜껑을 덮고 자다가, 밤에 활동하는데요. 광견병 환자도 바이러스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뇌의 변연계에 영향을 미쳐 불면증으로 깊은 밤 방황하며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18세기에는 죽은 이가 뱀파이어인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종종 무덤을 파보는 다소 엽기적인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광견병에 걸렸던 시신은 매장된 지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부패되지 않고 혈색이 도는 싱싱한 외모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흡혈귀라고 생각했고요.

 

알론소 박사에 따르면 광견병으로 사망한 환자는 죽은 뒤에도 오랫동안 혈장을 남길 수 있다고 해요. 때론 입에서 피를 흘리기도 하고요. 또 동유럽 발칸 지역은 춥고 습하기 때문에 사망한 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시체와 혈액이 보존될 수 있었죠. 그는 당시 사람들이 이런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진 시체를 보고 흡혈귀라 생각했다고 추측했어요.

 

유럽대륙 지도. 출처:구글지도
유럽 대륙 지도. 출처: 구글어스

역사적 배경도 흡혈귀가 광견병 환자에 불과했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1721년부터 1728년은 헝가리를 중심으로 유럽 대륙에서 개와 늑대, 박쥐 등에서 퍼진 광견병이 유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는 루마니아에서 흡혈귀 루머가 퍼지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루마니아는 헝가리의 바로 옆이거든요.

 

스파이더맨의 실체는?

 

현실 속 스파이더맨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출처:fotolia
현실 속 스파이더맨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출처: fotolia

영화 속 스파이더맨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영화 <스파이더맨>은 주연에 따라 과학적 분석을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2002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에서는 배우 토비 맥과이어가 스파이더맨이자 주인공인 '피터 파커'로 분했습니다. 여기서 주인공 피터는 유전자를 조작한 '슈퍼 거미'에 물립니다. 유전자가 탈바꿈 돼 빠른 반응 속도와 예민한 감각 등 거미의 특성을 가진 몸이 됩니다.

 

이 같은 스파이더맨 설정은 드라큘라의 이야기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다가오지만, 과학적으로는 거미에 물렸다고 해서 거미와 같은 특성을 가지게 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요. 바이러스와 같은 매개체가 없다면 말이죠. 게다가 매개체가 있다고 해도 유전자가 조작된다는 건 별개의 문제고요.

 

토비 맥과이어가 피터로 분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보면 피터의 손목에서 거미줄이 발사되고 빌딩숲을 타잔처럼 타고 다니는데요. 이것도 과학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거미줄이 열차를 세울 정도의 강력을 가지려면 오랜 시간 노출돼야 한다. 출처:fotolia
거미줄이 열차를 세울 정도의 강력을 가지려면 오랜 시간 노출돼야 한다. 출처:fotolia

거미줄은 거미의 체내에 있는 분비샘에서 생성된 액체성의 물질이 방적돌기에서 뿜어져 나와 굳으면서 생성되는데요. 영화처럼 사람을 지탱하거나 열차를 세울 정도의 강력을 가지려면 오랜 시간 공기 중에 노출되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2012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스파이더맨은 사정이 좀 낫습니다.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피터 파커를 연기했는데요. 영화 속 피터는 자신의 손목에서 거미줄을 뽑지 않고, 특수한 장치를 만들어 거미줄을 만들어냅니다. 과학적으로 구현 가능한 기술인 것이죠.

 

하지만 역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스파이더맨도 슈퍼 거미에 물려 유전자가 조작되는 설정은 유지돼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판타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영화는 영화로만 만족해야겠습니다.

 

 

##참고자료##

 

정재승,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서울:도서출판 어크로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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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2018-11-14 12:25:35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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