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70% 막아주는 창문 필름
태양광 70% 막아주는 창문 필름
  • 함예솔
  • 승인 2018.11.21 20:55
  • 조회수 50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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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끝 시린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뜨거운 폭염이 기승을 부려 '언제 겨울이 오나' 기다리시던 분들 많을텐데요. 그래서인지 다가오는 겨울이 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름은 또 찾아오는 법! 여름에 계속되는 폭염 때문일까요? MIT 엔지니어들은 태양광을 70%나 막아주는 창문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태양열 막아랏. 출처: MIT
태양광 막아랏. 출처: MIT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약 6%는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소비된다고 합니다. 비용으로 따지면, 연간 290억 달러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화 32조8천억 원 정도네요.

 

이 비용은 지구가 더 뜨거워질수록 증가할 전망인데요. 태양광을 막아주는 창문이 보급된다면, 에어컨 가동을 위해 사용하는 전력과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에어컨 가동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이? 출처: fotolia
에어컨 가동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이? 출처: fotolia

<Joul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MIT 연구진은 창문에 붙이면 태양광의 70%까지 반사시킬 수 있는 방열 필름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필름은 섭씨 32도 이하에서 매우 투명하게 유지됩니다. 하지만 온도가 더 오를 경우 자율적으로 열을 반사시킨다고 하는데요.

 

MIT 기계공학과 교수 Nicholas Fang은 "이 필름이 기존의 스마트 윈도우 기술(smart window technologies)에 비해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 윈도우는 태양광을 거부하는 데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전기 변색(electrochromic windows)은 오히려 운전할 때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창을 불투명하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Fang 교수는 더 나은 스마트 윈도우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광학 재료와 코팅 방법을 찾게 됐다고 합니다.

 

Fang 교수는 도시의 건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Fang 교수의 학생들은 몇 가지 계산을 통해 건물의 열기 중 상당 부분이 햇빛의 형태로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평방미터 당 500W의 에너지가 열의 형태로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는 점을 밝힌 건데요.


이에 Fang 교수 연구팀은 빛을 산란시키는 상변화물질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광학물질이 창문용으로 제작될 수 있는지 궁금했고, 건물에 유입되는 열의 상당량을 반사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연구팀은 열에 반응해 상변화 혹은 색을 변화시킬 수 있고, 온도에 민감한 물질인 써모크로믹(thermochromic) 물질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poly(N-isopropylacrylamide)-2-Aminoethylmethacrylate hydrochloride' 극미립자라는 물질을 찾아냅니다.

 

이 극미립자는 작고 투명하며 물로 채워져있습니다. 섭씨 29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이 물을 밖으로 짜내며 수축해 단단한 섬유다발로 수축되며 반투명해집니다. Fang 교수는 이는 '물 속에 있는 그물'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그물을 만드는 섬유 각각은 그 자체로 일정량의 빛을 반사합니다. 그물에 많은 양의 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각각의 섬유는 보기 힘듭니다. 일단 물이 빠져나가면, 이 섬유가 보이게 되어 반투명해집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건물의 모든 외장형 창문에 이 필름을 부착할 경우 건물의 에어컨과 에너지 비용이 지금보다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비닐 랩.. 이거랑 비슷한가? 출처: pixabay
비닐 랩.. 이거랑 비슷한가? 출처: pixabay

이 필름은 투명한 비닐 랩과 외양이 유사합니다. 그 안에 포함된 극미립자(microparticles) 덕분에 열을 반사할 수 있습니다. 이 극미립자는 상변화물질(phase-changing material)로 만들어져 섭씨 29도 이상의 온도에 노출되면 수축하게 됩니다. 여름에 창문에 이 필름을 사용하면, 빛을 충분히 통과시키면서도 열은 차단하기 때문에 실내를 시원하게 해줍니다.

 

다른 연구 그룹에서 진행한 이전 실험에서 연구팀은 수축된 입자가 빛을 비교적 잘 반사하긴 하지만, 열 차단에 있어서는 미흡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Fang과 그의 동료들은 입자 크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전에 사용된 입자는 직경이 100나노미터 크기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심지어 적외선 파장보다도 작았습니다. 따라서 열도 바로 통과되기 쉬웠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Fang 교수 연구팀은 각 극미립자를 분자사슬(molecular chain)로 확장시켰습니다. 그래서 열에 의해 수축할 때 입자의 크기의 직경을 약 500나노미터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태양빛의 적외선 스펙트럼과 더 잘 호환됐습니다. 

 

필름을 바르자~ 출처: pixabay
필름을 바르자~ 출처: pixabay

연구팀은 열을 차단할 수 있는 미립자로 이뤄진 용액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12x12 인치 유리 2장 사이에 발랐습니다. 그래서 필름으로 코팅된 창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이 창에 인공태양을 비췄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필름이 열에 반응해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후 연구팀은 창문 반대쪽에서, 전달된 일사량을 측정했는데 필름이 열의 70%를 반사했음을 측정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열을 반사하는 필름을 덧댄 작은 챔버를 만들고 그 안에 인공태양으로 빛을 비춰 챔버 안의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필름이 없으면, 내부 온도는 섭씨 38.8도까지 올라갔겠지만, 필름 덕분에 챔버는 이보다 낮은 온도인 섭씨 33.9도에 머물렀습니다. 

 

다음 여름은 덜 덥길~ 출처: fotolia
다음 여름은 덜 덥길~ 출처: fotolia

이 기술이 조금 더 실효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 하루 빨리 상용화된다면 조금 더 시원한 여름을 에어컨 요금 덜 들이고 보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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