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의 합작 '몽유똥원도'
과학과 예술의 합작 '몽유똥원도'
  • 문현식
  • 승인 2018.12.04 11:45
  • 조회수 19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식을 먹고 소화·흡수 한 뒤 항문을 통해 내보내는 배설물. 자신은 시원할지 몰라도 타인에게는 거부감을 주는 오물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이 배설물, 바로 대변을 주제로 상상력을 펼쳐봤습니다. 예술과 과학이 만나 '순환'의 의미를 담은 예술 작품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UNIST 과일집에서 과학-예술 레지던시 프로젝트 오픈 스튜디오 행사가 열렸다. 출처: UNIST
UNIST 과일집에서 과학-예술 레지던시 프로젝트 오픈 스튜디오 행사가 열렸다. 출처: UNIST

UNIST는 지난달 28일 '과일집'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과일집은 과학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집(Science Cabin)을 줄인 말입니다. 이번 예술가 상주 작업은 과학-예술 간 협력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 기획됐는데요. 이 행사를 위해 실제로 약 한 달 동안 예술가들이 UNIST에 입주해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 중 하나가 전원길 작가의 '몽유똥원도'입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얼룩과 금이 어우러져 있는데요. 안견의 유명한 작품 '몽유도원도'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가 먹고 마신 커피와 똥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전원길 작가의 몽유똥원도. 출처: UNIST
전원길 작가의 몽유똥원도. 출처: UNIST

그런데 혹시 작품에서 똥냄새가 나지는 않을까요. 다행히 그럴 일은 없어 보입니다. 전원길 작가는 자신이 UNIST에서 먹고 자며 배출한 그것(?)을 태우고 갈아 자신만의 물감을 만들었고, 이 물감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전원길 작가는 "똥이 순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일상 속에서 버려지고 지워지는 것들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과일집은 3명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생활 시설을 갖춘 공간입니다. 인분을 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소엔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각종 실험을 진행하고, 이번처럼 예술과 과학이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도 활용됩니다.

 

이번 레지던시 프로젝트가 진행된 과일집 전경. 출처: UNIST
이번 레지던시 프로젝트가 진행된 과일집 전경. 출처: UNIST

백경미 UNIST 기초과정부 교수는 "이번 예술가 상주 프로젝트는 융합연구과정에서 시도한 과학-예술 간의 협력 사례"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과학도와 예술가 모두에게 대안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나누고 확산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UNIST는 내년 1월 과학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집 프로젝트를 위해서 3명의 예술가가 새로 입주할 예정이라고 전했는데요. 다음 예술 작품은 어떤 게 탄생할지 기대해봐도 좋겠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