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다시 '초대륙' 만들어지는 중
지구에 다시 '초대륙' 만들어지는 중
  • 함예솔
  • 승인 2018.12.08 17:20
  • 조회수 3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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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의 지각은 약 2억 년 전 '판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지도를 자세히 보시면, 남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해안선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퍼즐 조각처럼요. 이렇게 지구 위에 놓인 지각판들이 깨진 달걀 껍데기처럼 돌아다니는 건 맨틀의 대류 현상 때문입니다. 이 판들은 1년에 수 c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약 2억~2억5천만년 사이에 판게아와 비슷한 초대륙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지금 지구는 초대륙의 주기에서 '흩어짐' 단계의 중간쯤 된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형성될 초대륙의 형태는 어떻고, 왜 그렇게 형성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4가지 시나리오 공개

 

판게아 초대륙과 현대 대륙 비교. 출처: fotolia
판게아 초대륙과 현대 대륙 비교. 출처: fotolia

뱅거대학교 해양물리학과 부교수인 Mattias Green, 리스본대학교 연구원인 Hannah Sophia Davies 박사, 리스본대학교의 해양지질학 및 지구물리학 그룹연구원인 Joao C. Duarte이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판게아 이후 지구에 형성될 초대륙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바로 노보 판게아(Novopangea),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 오리카(Aurica), 아마시아(Amasia)인데요. 각각의 형태는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판게아가 갈라지는 원리와 대륙들이 움직이는 이유에 있어서는 모두 연관돼 있습니다.

 

판구조 운동. 출처: Wikimedia Commons
판구조 운동. 출처: Wikimedia Commons

판게아가 분리되면서 대서양이 형성됐습니다. 대서양은 오늘날에도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서양에는 중앙해령이 존재합니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해양판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대서양의 섭입대는 카리브해의 소앤틸리스호(Lesser Antilles Arc), 남아메리카와 남극 사이의 스코티아호(Scotia Arc) 딱 2곳만 존재합니다.

 

반면, 태평양은 점차 닫히고 있으며 점점 좁아집니다. 왜냐하면 태평양은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하는 섭입대가 가장자리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화산과 지진 활동이 활발한데요. 우리는 이를 '불의 고리'라고 부르죠. 참고로, 해양판은 대륙판보다 밀도가 높아 대륙판 아래로 섭입되며 지구 내부로 들어갑니다.

 

이제 각 시나리오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노보 판게아(Novopangea)

 

노보판게아. 출처: 'The conversation'/ Author provided
노보판게아. 출처: The conversation/Author provided

대서양이 계속 열려있고, 태평양이 닫혀가는 현재 조건이 지속된다면, 판게아와 정반대 위치에 초대륙이 형성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북상하던 남극 대륙과 충돌합니다. 그 다음 이미 충돌한 아프리카-유라시아판과 재차 충돌하게 됩니다. 이때 형성될 수 있는 판게아가 바로 노보판게아입니다.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

 

판게아 울티마. 출처: 'The conversation'/ Author provided
판게아 울티마. 출처: The conversation/Author provided

하지만 만약 대서양의 확장이 늦어지면, 대서양 역시 닫히기 시작할 겁니다. 대서양에는 섭입대에 두 개의 작은 호(arc)가 있는데요. 이 두 호(arc)가 잠재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동부 해안을 따라 퍼질 수 있습니다.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대륙이 함께 판게아 울티마라고 불리는 초대륙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죠. 이렇게 탄생한 초대륙은 태평양으로 둘러싸입니다.

 

오리카(Aurica) 

 

 

그러나 대서양이 새로운 섭입대를 만들어낸다면, 태평양과 대서양은 모두 닫힐 운명에 처합니다. 실제로 <Geological Magazine>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대서양에서는 이미 새로운 섭입대가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만약, 태평양과 대서양이 모두 닫히게 된다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해저분지(ocean basin)가 형성돼야 합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인도 서부에서부터 북극까지에 이르는 아시아 전역이 갈라지고 열리면서 새로운 대양이 형성됩니다. 현재 북상하고 있는 호주 대륙은 동아시아와 아메리카 양쪽에서 태평양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질 초대륙의 중앙에 위치할 겁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판은 대서양이 닫힐 때 아메리카 판과 다시 합류합니다.

 

아마시아(Amasia) 

 

아마시아. 출처: 'The conversation'/ Author provided
아마시아. 출처: The conversation/Author provided

네 번째 시나리오는 미래 지구에 대해 완전히 다른 운명을 그립니다. 지각판 중 일부는 현재 아프리카와 호주를 포함해 북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이 표류는 맨틀 아래 깊숙한 곳에 남겨진 판게아가 유발하는 예외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반구 이동 때문에 남극을 제외한 대륙들이 계속해서 북상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결국에 아마시아 판게아는 북극으로 모든 대륙이 모여들면서 형성됩니다. 이렇게 되면 대서양과 태평양은 대부분 열린 채로 남아있게 됩니다.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 

 

노보판게아. 출처: 'The conversation'/ Author provided
노보판게아. 출처: The conversation/Author provided

저자는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노보판게아'를 꼽습니다. 오늘날 대륙판의 포류 방향을 고려했을 때 논리적으로 가장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시나리오는 또 다른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졌습니다. 오리카의 경우 대서양에 새로운 섭입대가 만들어진다는 가정이 필요하고, 판게아 울티마는 대서양이 닫힌다는 전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아마시아는 이전에 형성된 판게아의 일부가 맨틀에 남아있어야 하죠.

 

향후 만들어질 초대륙이 기후나 해양 순환에 미치는 영향은 학계의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생명체의 환경 적응과 진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참고자료##

 

Davies, Hannah S., JA Mattias Green, and João C. Duarte. "Back to the future: Testing different scenarios for the next supercontinent gathering." Global and Planetary Change 169 (2018): 133-144.

 

Duarte, Joao C., Wouter P. Schellart, and Filipe M. Rosas. "The future of Earth's oceans: consequences of subduction initiation in the Atlantic and implications for supercontinent formation." Geological Magazine (2016): 1-14.
 

Mitchell, Ross N., Taylor M. Kilian, and David AD Evans. "Supercontinent cycles and the calculation of absolute palaeolongitude in deep time." Nature 482.7384 (2012):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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