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와인 '코르키' 왜 생길까
상한 와인 '코르키' 왜 생길까
  • 이상진
  • 승인 2019.01.04 06:40
  • 조회수 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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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와인에서는 '비린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출처:pixabay
상한 와인에서는 '비린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출처: pixabay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면 와인을 본격적으로 잔에 따르기 전에 그룹 가운데 한 명에게만 시음을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풍습의 유래는 와인에 독을 탄 것을 감별하기 위해서라는 등 많은 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 '상한 와인을 구별하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습니다.

 

보통 숙성 기간이 1년 이상인 와인들은 해당 기간 동안 맛이 변질될 확률이 높은데요. 이렇게 상한 와인을 코르키(corky)라고 한다고 해요. 와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의 대부분이 와인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는 뚜껑인 코르크 때문이죠.

 

코르키는 곰팡이 때문, 인체에는 무해

 

코르키가 생기는 이유는 뚜껑인 코르크에 있는 곰팡이 포자 때문입니다. 곰팡이 포자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와중에 생성하는 트리클로로아니솔(TCA)이라는 휘발성 분자를 만들어 내는데요.

 

상한 와인 특유의 냄새는 코르크 마개가 원인입니다. 출처:pixabay
상한 와인 특유의 냄새는 코르크 마개가 원인입니다. 출처: pixabay

TCA는 '눅눅한 비린 냄새', '개 비린 내', '비에 젖은 신문 냄새' 등등으로 표현되는 코르키 특유의 역한 냄새를 유발합니다. 하지만 TCA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요.

 

코르키 와인의 비율은 전체 와인의 2~5% 정도 된다고 해요. 1980년대에 코르키 와인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낮아졌고요. 코르키 와인의 발생 배경에는 코르크 살균제 사용이 있습니다.

 

살균제와 표백제가 코르키 만들어

 

코르키는 코르크 뚜껑에 살균제를 사용하면서 그 비율이 늘었습니다. 살균제를 사용하는데 왜 곰팡이 포자로 야기되는 상한 와인이 많아졌는지 의아한데요.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곰팡이의 생존 본능에서 찾았습니다.

 

20세기 중반부터 코르크 제조 과정에 살균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의 살균제는 트리클로로페놀(TCP)인데요. 곰팡이가 살아남기 위해 살균제인 TCP를 휘발성 분자인 TCA로 바꾸는 것이죠. 

 

또 코르크나무 껍질을 벗겨내 코르크 뚜껑을 만드는 과정에서 염소로 탈색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 과정에서 염소가 코르크 세포벽과 반응해 TCP가 만들어집니다. 이 TCP를 곰팡이가 자신과 인체에 해롭지 않은 TCA로 바꿉니다.

 

금속재질의 뚜껑이나 플라스틱재질의 뚜껑을 사용하는 와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처:pixabay
금속재질의 뚜껑이나 플라스틱재질의 뚜껑을 사용하는 와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처: pixabay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르크 껍질을 탈색할 때 염소 대신 과산화수소를 사용하기도 하고, 살균의 강도를 더 높이기도 합니다.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지 않고 플라스틱 뚜껑이나 금속으로 된 뚜껑을 사용하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자료##


강석기, <사이언스칵테일>, 서울:MID,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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