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세먼지 막는 장벽 '인공구름' 연구 나왔다
中 미세먼지 막는 장벽 '인공구름' 연구 나왔다
  • 이상진
  • 승인 2019.01.16 07:30
  • 조회수 1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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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공습이 두렵습니다. 출처: pixabay

최근 시간 차를 두고 한반도에 이어지는 미세먼지의 공습에 잠시 외출하기도 두려울 지경인데요. 미세먼지로 야기되는 국내의 경제적 피해는 12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해요. 건강상의 피해는 더 막대한데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약 1만5천 명에 이르고, 환자 수는 40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쯤되면 미세먼지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국내 미세먼지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발 스모그를 잡는 대규모의 '차단벽'을 세우는 연구가 진행됐다는 소식, 알고 계신가요? 

 

국내 미세먼지의 50%는 중국발 스모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을 뒤덮은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발스모그에 대한 한국 시민들의 비판이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SCMP는 "한국은 미세먼지 문제에 중국을 탓하지 말고 한국 내 오염물질을 추적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발스모그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가운데 50%를 차지합니다. 출처:pixabay
중국발 스모그는 한국 미세먼지 가운데 50%를 차지합니다. 출처: pixabay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중국발 스모그는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 주말부터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의 경우 백령도를 측정해보면 답이 나오는데요. 백령도는 차가 많지 않아 대기 오염물질이 축적되기 힘듭니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보면 보통 10~30㎍을 유지하던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1일부터 급증하더니 13일에 97㎍, 14일에는 120㎍까지 솟구쳤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최고 159㎍을 찍었습니다. 당시 서풍 계열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중국 스모그 때문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6년 환경정책평가원(KEI)은 국내 대기에 존재하는 초미세먼지의 50%가 중국발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2001년에서 2008년의 기간 동안 서울 도심에서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심했던 254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최대 70%에 이르기도 했죠.  

 

중국발 스모그가 한국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중국 정부도 포함된 연구였습니다. 지난 200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중국 대기환경전문가들의 합동조사 연구 결과가 그것인데요. 

 

중국 동북지역에 위치한 허베이성, 장쑤성, 산둥성 등 대표적인 공업단지가 중국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순위에서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가장 밀접한 지역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따라 한국으로 유입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국내 연구진의 '인공구름 차단벽' 연구

 

국내 연구 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해 1월 15일, <중국발 미세먼지 차단벽 구축기술 개발>이라는 연구보고서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제출합니다. 해당 연구보고서는 인공구름(water plume)을 만들어 내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을 잡는 연구 내용을 싣고 있는데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서해상에 거대한 인공구름을 만들어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을 막는 차단벽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출처:pixabay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서해상에 거대한 인공구름을 만들어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을 막는 차단벽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출처: pixabay

우선 연구팀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발생경로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국의 발전소와 제철소 등의 점오염원(point source)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들이 편서풍을 타고 서해안을 지나 국내로 유입되는데요. 이에 따라, 연구팀은 효과적인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국내 내륙에서보다 서해상에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서해상에 미세먼지를 차단할 인공구름을 만들어내는 일에는 풀어야 할 선행 과제가 산적해있습니다. 일단 내륙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죠. 또 서해상은 현재 군사적 요충지이자 활발한 어업이 이루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수시로 변하는 해상의 조류와 기온, 풍랑도 장애물인데요.

 

연구팀은 서해상에 자체 전력 공급을 위해 영종도 인근에 900MW급 풍력발전단지를 배치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또 군사적요충지·어업활동·수시로 변하는 해상의 환경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범위와 시간이 제한적인 비행기나 드론, 선박 등 이동형 집진 기술 대신 고정형 집진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인공구름 생성 장치를 설계하고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인공구름은 미세한 물액적이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형태인데, 수중기를 만들어 대기 중으로 쏘아내거나, 미세한 물액적을 직접 공기중에 분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수증기 응축 방법의 경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 까닭에 분무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인공구름 차단벽' 미세먼지 저감 효과 있지만, 비용↑

 

연구 결과 분무 형태의 인공구름 차단벽(Water Pumping&Spray) 기술은 △고도 200m △적용면적 200m*25m △미세먼지 차단효율 90% 등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연구팀은 해당 장치를 서해상에 30km 구축시 서울 지역의 PM10의 저감효율이 최대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구름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풍력단지를 조성해야 합니다. 출처: pixabay

'Water Pumping&Spray'를 30km 구축시 필요한 장치의 수는 150기 정도가 되는데요. 1기당 120억 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총 1.8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해당 장치에 전력을 공급할 풍력단지를 서해상에 추가로 조성해야 하는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풍력단지 조성 비용은 1.65조 원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1년에 걸친 연구 결과 현재 기술수준에서 PM Barrier(미세먼지 차단벽)를 구축하기에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대비 비용 지출이 매우 과다하다고 판단됐다"며, "하지만 미세먼지 대응 기술은 중국 동해안에 집중돼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대기 중 방사능 물질의 국내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국가 환경안보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며, 향후 언제든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박현설, 강용혁, 김정근, 김창기, 김현구, 서민수, 심준목, 유창균, 윤창열, 이계중, 이욱현, 정대헌, 조윤행, 최영찬, 최종원, 최호경, <중국발 미세먼지 차단벽 구축기술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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