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덕분에 개발한 '오염 안 되는 소재'
해조류 덕분에 개발한 '오염 안 되는 소재'
  • 문현식
  • 승인 2019.01.22 15:05
  • 조회수 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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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연구진이 개발한 방오 필름을 기존 방오 기술과 비교한 그림. 출처: UNIST
UNIST 연구진이 개발한 방오 필름을 기존 방오 기술과 비교한 그림. 출처: UNIST

바다 속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떠다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바다에 사는 해조류에는 미생물이 달라붙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바로 바늘 같은 돌기들이 표면에 촘촘하게 있는데도 피막이 미끈한 덕분이죠.

 

국내 연구진이 이런 모습을 본따서 '오염되지 않는 소재'를 만들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연구팀은 "미생물이 표면에 못 달라붙게 하는 새로운 '방오(防汚, Antifouling)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방오 소재는 표면에 각종 오염물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물질입니다. 주로 선박이나 해양시설에서 물이 닿는 부분에 발라 해양생물의 부착을 막는 데 쓰이죠. 최근에는 인공관절이나 치아 임플란트 같은 의료기구에서 노폐물의 흡착을 막거나, 가습기 등의 생활기기 내부에 생기는 바이오필름(Biofilm)을 방지할 기술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지질-하이드로겔 나노 바늘 하이브리드 필름의 구조. 출처: UNIST
지질-하이드로겔 나노 바늘 하이브리드 필름의 구조. 출처: UNIST

연구진이 만든 '초강력 방오막(Anti-biofilm materials)'은 정말 해조류의 모습을 그대로 본땄습니다. 방오 기능이 우수하면서 단단한 물질로 미세하고 뾰족한 바늘기둥 구조를 만들고, 그 위에 친수성이 강한 소재를 얇게 씌워 피막과 비슷한 수막(水膜)을 형성한 거죠. 해조류의 표면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기존에는 화학물질을 표면에 바르는 방식으로 방오 처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럴 경우 박테리아가 화학물질에 내성을 갖거나, 표면이 긁혀 손상되면 방오 기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또 화학물질 자체의 독성도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초강력 방오막은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돌기를 촘촘히 세우는 기계적 방식입니다. 때문에 화학 물질이 내뿜는 독성이나 화학물질의 단점인 내성 등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질-하이드로겔 나노 바늘 하이브리드 필름의 방오 성능 덕분에 박테리아가 찔려 사멸한 장면. 출처: UNIST
지질-하이드로겔 나노 바늘 하이브리드 필름의 방오 성능 덕분에 박테리아가 찔려 사멸한 장면. 출처: UNIST

정훈의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는 "파래나 갈조류 같은 해조류의 표면을 보면 미세한 돌기들이 있는데, 이 구조를 본 따 박테리아가 접근하면 찔려 죽는 미세표면을 만들었다"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정수기나 에어컨 등의 생활기기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ACS 매크로 레터스>의 1월호 표지 논문으로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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