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에 길들여진 몸 '살 잘 안 빠져'
냉·난방에 길들여진 몸 '살 잘 안 빠져'
  • 이상진
  • 승인 2019.01.24 09:10
  • 조회수 5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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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난방이 비만 등 건강에 적신호를 켤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지난 2014년 학술지 <Trends in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추위에 노출되는 것이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거꾸로 얘기하면 추위에 노출되지 않으면 체중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실내 환경이 현대인의 몸무게와 건강 상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자세히 살펴보죠.

 

지나친 난방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pixabay

해당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의학센터 바우터 반 마르컨 리흐턴벨트 교수팀은 지나친 난방을 하지 않고 조금 춥게 보내는 겨울나기가 에너지 절약과 함께 건강에 좋다고 분석했습니다. 리흐턴벨트 교수는 또 현재 서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비만 문제의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겨울철의 난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의 평균 비만율은 성인 39.6%, 미성년자 18.5%인데요. 이는 1976~1980의 평균 비만율인 성인 15%, 미성년자 5.5%에 비해 가파르게 성장한 수치입니다. 리흐턴벨트 교수는 이처럼 수십 년 새 2~3배 늘어난 미국 등 서구 세계 비만율의 원인 중 난방을 꼽은 것인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은 하루의 9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또 쾌적함을 유지하지 위해 실내 온도는 25도 안팎으로 맞춰져 있죠. 

 

현대인은 하루의 90%를 실내에서 보냅니다. 출처: pixabay

동일한 온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건강에 좋을 것 같지만, 반대로 실외로 나갈 경우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비만도 그 가운데 하나죠. 

 

문제는 몸의 대사율

 

겨울과 여름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큽니다. 연구팀은 더욱이 난방으로 실내온도가 25도로 유지되는 겨울철에 건물 밖으로 나가게 되면 면역계가 약해지고 심혈관질환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겨울철에 동일하게 유지되는 실내 온도는 우리 몸의 대사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25도 내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울 때는 땀을 내 체온을 식혀야 하고, 추울 땐 에너지를 태우는 대사율이 중요! 출처:pixabay

문제는 추울 땐 몸을 떨어 근육에서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를 연소해 열을 내고, 더울 때는 땀을 흘려서 체온을 식혀야 하는 데 쓸 에너지가, 우리 몸에 끊임없이 축적된다는 것이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처럼 대사율이 떨어져 에너지가 축적되면, 에너지가 지방으로 우리 몸에 계속 쌓이게 돼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겨울철에 난방을 조금 내려 몸의 대사율을 높일 것을 주장합니다. 

 

이로써 비만과 실내외 온도차로 야기되는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인데요. 연구팀은 겨울철 적정온도를 'mild cold'라 명명하고, 해당 온도가 18~19 정도면 알맞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강석기,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서울:MID, 2014.

Wouter van Marken Lichtenbelt, Boris Kingma, Anouk van der Lans, Lisje Schellen, Cold exposure – an approach to increasing energy expenditure in humans, Trends in Endocrinology & Metabolis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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