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라떼' 발생 조건 찾았다
'녹조 라떼' 발생 조건 찾았다
  • 문현식
  • 승인 2019.02.06 11:35
  • 조회수 4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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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현상이 심각한 강에 떠 있는 오리. 출처: pixabay
녹조 현상이 심각한 강에 떠 있는 오리. 출처: pixabay

지난 2004년 국회 국정감사때 유명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녹조 현상의 심각성을 전달하려고 한 국회의원이 녹조물을 유리컵에 담아왔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국회의원이 이를 마셔버렸습니다. 녹조물을 녹차로 착각했던 것입니다. 녹조물을 마치 커피처럼 들이킨 이 일화 이후 '녹조 라떼'라는 말이 생겨났죠.

 

녹조 현상은 부영양화된 호소 또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입니다. 녹조류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녹색을 띤 조류를 말하죠. 이런 녹조 발생의 조건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정해진 교수팀이 밝혀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바다 표층을 떠다니는 단세포 동물인 식물 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의 근간을 이루지만, 지나치게 과도하게 번식할 경우 녹조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를 망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녹조 현상은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다. 출처: pixabay
녹조 현상은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다. 출처: pixabay

그간 학계에서는 어떤 조건이 식물 플랑크톤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바닷물을 이용해서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 조건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연구진은 8개월 간 바닷물을 채취해 64가지 조건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을 비교했습니다. 특히 이 중 온도를 다르게 할 때와 영양염류의 농도를 다르게할 때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양염류는 바닷물 속의 규소, 인, 질소 등의 염류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실험 결과 단순히 수온만 높아질 경우 플랑크톤 생산량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온이 높아지면서 영양염류 농도가 함께 높아질 때 식물 플랑크톤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8개월간 64가지 조건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을 비교했다. 출처: pixabay
연구진은 8개월간 64가지 조건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을 비교했다. 출처: pixabay

특히 연구진은 온난화 상황에서 식물 플랑크톤 양이 '질산염 대비 엽록소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즉, 질산염보다 엽록소가 1.7배 정도 높을 때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식물 플랑크톤의 양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질산염보다 엽록소가 1.2배 보다 적을 경우에는 식물 플랑크톤의 생산량은 변함이 없거나 감소했습니다.

 

정해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온난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안 식물 플랑크톤의 양적 변화를 예측하는데 획기적인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해양생물 분야 국제 학술지 <Harmful Algae>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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