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먹지도 못하고 '번식만 하다 死'
하루살이, 먹지도 못하고 '번식만 하다 死'
  • 이상진
  • 승인 2019.02.20 07:00
  • 조회수 10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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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를 남기는 일, 누군가에겐 목숨을 건 여정일지도. 출처: pixabay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2세를 만드는 일은 성스럽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인간 사회적 관점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생물 전체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 <이기적 유전자>를 보면 '생물은 결국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기 위한 운반 도구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기도 합니다. 특히 곤충의 세계에서는 2세를 남기기 위해 자신의 삶을 전부 바치기도 하고, 짝짓기의 과정 자체가 기괴한 경우도 관찰됩니다.

 

먹지도 못하고 번식만 하는 하루살이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의 곤충인 하루살이의 학명은 'ephemerous'인데요. 학명도 하루만 산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합니다.

 

식도락의 즐거움을 모르는 하루살이 선생. 출처:pixabay
식도락의 즐거움을 모르는 하루살이 선생. 출처: pixabay

1년을 하천이나 습지 등에서 서식하는 하루살이의 유충은 육상에서 아성충과 성충시기를 합쳐 일주일 정도를 살아갑니다. 특히 이 가운데 날개로 세상을 구경하는 성충시기는 17~20시간에 불과한데요. 그것도 교미를 하면 곧바로 죽어버린다고 해요. 하루살이는 입도 없습니다. 성체가 된 하루살이는 뭘 먹지도 못한 채 유전자 전파를 위한 짝짓기과 알 낳는 일을 하다가 생을 마감합니다.

 

암컷이 수컷 먹는 사마귀

 

사마귀(Tenodera angustipennis)의 교미 과정은 기괴합니다. 사마귀는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더 작은데요. 사마귀 암컷은 교미할 때가 되면 알에게 줘야 할 영양분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먹습니다. 이때 자신의 남편인 수컷 사마귀도 예외가 아닙니다.

 

 

암컷 사마귀는 교미하는 도중에 수컷 사마귀의 머리부터 먹습니다. 머리를 먹는 이유는 사마귀의 사냥 본능에서 유래하는데요. 사마귀는 사냥감을 잡을 때 머리부터 먹어 뇌를 쓸 수 없게 만듭니다. 도망갈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물론 해당 신경이 머리 쪽에 모여있지 않은 먹이들은 예외입니다.

 

수컷 사마귀의 머리가 없어지면 유전자 전파 의식에 효율성이 올라갑니다. 교미 도중에 뇌가 없어진 수컷 사마귀의 통제력은 제거됩니다. 수컷 사마귀 몸통의 신경절은 제한 없이 교미를 계속합니다. 꾸준하고 왕성한(?) 번식이 가능해지는 셈이죠. 암컷 사마귀는 교미가 끝난 뒤 수컷 사마귀의 몸통도 모두 먹어치웁니다.

 


##참고자료##


정용, 정재승, 김대수,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서울:사이언스북스, 2014.

Nat Geo WILD, Deadly Praying Mantis Love | World's Weirdest, YouTub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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