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지구 자기장 감지한다
인간도 지구 자기장 감지한다
  • 함예솔
  • 승인 2019.02.24 06:15
  • 조회수 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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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느낄 수 있다! 출처: fotolia
인간도 자기장 느낄 수 있다! 출처: fotolia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

  • 동물은 자기장을 감지하는 제 6의 감각을 가졌습니다. 철새는 계절따라 이동하고 개미는 자신의 위치·방향을 파악합니다.
  • 현재 세균부터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약 50여 종의 생명체는 자기장을 느끼고 활용합니다. 
  • 인간에게는 자기감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 인간의 자기감각 연구는 거의 없었죠. 
  • 1980년대 맨체스터 대학에서의 연구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위 '맨체스터 실험'이라 불리는 이 실험은 안대를 한 대학생들이 50km의 버스 여행 후 학교의 방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간의 자기감각 능력을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 연구는 주목을 받긴했지만, 다시 실행했을 때 재현되지 않아 실패로 남아 있었습니다. 

 

지구는 형성 초기부터 하나의 자석처럼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었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긴 진화의 과정에서 지구 자기장에 적응하여 생존했을지도 모른다. 출처: fotolia
지구는 형성 초기부터 하나의 자석처럼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었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긴 진화의 과정에서 지구 자기장에 적응해 생존했을지도 모른다. 출처: fotolia

뭘 발견했는가?

  • 인간은 나침반 없이도 지구의 북쪽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 경북대학교 채권석 교수 연구팀은 인간에게 자기감각이 존재하며, 이때 눈이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됐습니다. 

 

인간의 자기감각 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실험방법. 출처: 한국연구재단
인간의 자기감각 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실험 방법. 출처: 한국연구재단

어떻게 조사했나?

  • 연구팀은 사람의 암세포, 쥐 간세포 등의 동물세포 및 초파리 모델을 이용한 팀 내의 기존 연결과를 토대로 '인간은 지구자기를 감각할 수 있으며 이 자기감각은 기능적으로 생존과 관련돼 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4년 동안 이중맹검(double-blind test)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 20~33세의 정상인 남ㆍ여 각각 20명을 '정상적으로 식사한 상태'와 '18시간 금식한 상태' 두 조건으로 통제했습니다. 개인별로 실험용 회전의자에 앉아 동서남북 네 방향 중 무작위로 한 군데 설정된 자북(나침반이 가리키는 지구자기장의 북쪽)을 찾는 실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이때, 초콜릿 과자를 먹는 경우와 먹지 않는 경우를 나눠 각각 20회씩 실험했습니다. 
  • 피실험자는 두 눈을 감고 귀마개를 착용하는 등 어떤 오감으로도 방향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자기장을 감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회전의자에 앉아 돌다가 설정된 자북 방향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멈추도록 사전에 요청했습니다.   

 

파란 빛 의존적인 인간의 자기감각. 출처: 한국연구재단
파란 빛 의존적인 인간의 자기감각. 출처: 한국연구재단

특이한 점은?

  • 연구팀의 실험 결과, 금식 후 음식을 섭취한 조건에서 남자 피험자가 회전의자에 앉아 돌면서 특수 장비를 통해 동서남북 중 무작위의 방향으로 변경된 자북의 방향을 잘 찾아냈습니다. 
  • 금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식사한 경우에는 남녀 모두 자북을 찾지못했습니다. 반면 18시간 금식한 후 초콜릿 과자를 섭취해 혈당이 상승했을 때, 여자와 달리 남자 피험자들이 자북 방향을 잘 가리켰습니다
  • 특히 파란색 빛이 있을 때에만 자기감각이 가능했는데요. 금식한 남자피험자가 눈을 감고 실험할 때에는 자북 방향을 찾았지만, 안대를 써서 두 눈에 들어가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파란색 빛이 제외되는 특수안경을 썼을 때는 자북 방향을 찾지 못했습니다. 

 

초콜릿 과자 먹고  자북 더 잘찾아~ 출처: fotolia
초콜릿 과자 먹고 혈당 빡! 그럼 자북 더 잘 찾아~ 출처: fotolia

이 연구가 왜 중요할까?

  • 지난 50여 년의 자기감각 연구 분야의 미해결 문제였던 인간 자기감각의 존재를 규명하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인간 및 타 생명체의 자기감각 연구에서 획기적 발전의 단서를 마련했습니다. 
  • 장기적으로 심화된 자기감각 연구 성과의 축적을 통해서 인간의 의식ㆍ무의식적 정신활동의 다면적 이해 및 각종 뇌질환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채권석 교수. 출처: 한국연구재단
채권석 교수. 출처: 한국연구재단

 

 

"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자기감각이 존재하고 눈이 자기감각 기관임을 규명했습니다. 향후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서 자기감각과 인간 정신활동의 상호작용을 탐색할 계획입니다"

-채권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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