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알락딱새·박새 '박터지게 싸워'
기후변화로 알락딱새·박새 '박터지게 싸워'
  • 이상진
  • 승인 2019.03.09 03:40
  • 조회수 17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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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수많은 생물종이 생활 습관을 바꾸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생활 습관의 변화를 넘어, 기후변화가 생물종 간의 공존을 위협하는 변화를 초래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진화생물학연구소 연구인데요.
 

박새는 유럽전역에서 발견되는 새로 3-4월 새끼를 낳습니다. 출처:fotolia
박새는 유럽전역에서 발견되는 새로 3~4월 새끼를 낳습니다. 출처: fotolia

연구팀은 참새목인 박새와 알락딱새가 기후온난화로 유럽전역에서 서로 생활권이 겹쳐 '피 튀기는' 자리잡기 싸움을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새는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는 새인데요. 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3~4월쯤 번식한다고 해요. 반면, 알락딱새는 철새입니다. 서아프리카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을 위해 유럽으로 날아옵니다.

 

사실 알락딱새와 박새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참새목 새들입니다. 알락딱새와 박새는 생활 방식이 유사합니다. 먹잇감이 같고, 둥지도 비슷한 위치에 만드는데요. 하지만 알락딱새는 언제나 박새가 둥지를 만든 다음에야, 자신의 둥지를 만듭니다. 박새의 둥지를 살펴보고 박새의 알이 많을 경우 그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판단해 그때 비로소 둥지를 만듭니다.

 

박새가 사정없이 공격해

 

알락딱새는 박새의 둥지상태를 살핀 뒤, 둥지를 틉니다. 출처:fotolia
알락딱새는 박새의 둥지상태를 살핀 뒤, 둥지를 틉니다. 출처: fotolia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시차를 두고 이루어져 왔던 박새와 알락딱새의 이런 공생 관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시작은 유럽의 겨울이 따뜻해지면서부터입니다. 이로 인해 박새의 번식이 늘어나는데요. 반면 알락딱새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오는 철새이기 때문에 번식량에 차이가 없습니다. 소수인 알락딱새가 유럽으로 왔을 때쯤 왕성하게 번식한 박새들이 알락딱새가 둥지를 틀 법한 곳을 모두 먼저 차지하게 됩니다. 알락딱새를 위한 공간이 줄어드는 것이죠.

 

게다가 따뜻해진 기온에 철새가 아닌 박새들은 현지에서 줄곧 자연스럽게 적응하지만, 철새인 알락딱새는 아프리카로의 먼 유랑을 마치고 유럽으로 왔기 때문에 유럽 현지에서 일어나는 환경 변화에 적응이 느립니다. 알락딱새는 결국 박새들의 둥지를 침범하는데요. 이때 이미 유럽의 기후에 적응한 상태인 박새가 알락딱새를 부리로 쪼아 죽이고, 뇌를 파내 먹는다고 합니다.

 

먹이 타깃도 같아

 

연구에 따르면 박새의 둥지를 뺏는 데 성공하기는커녕, 박새에게 당하는 알락딱새가 생존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두 새들의 먹잇감이 같다는 점인데요. 

 

유충은 두 가지 새가 모두 좋아하는 먹이이지만, 유충은 온도의 변화에 예민해 기온이 올라가면 성장이 빨라집니다. 결국 현지를 차지하고 있던 박새만 유충을 먹어치웁니다. 아프리카에서 뒤늦게 날아온 알락딱새는 먹을 게 없죠. 박새가 먹고 그나마 남은 애벌레도 이미 모두 자라 성충이 됩니다. 알락딱새가 박새와 공존하기 어려워지는 배경입니다.

 


##참고자료##


Jelmer M. Samplonius et al, Climate Change May Affect Fatal Competition between Two Bird Species, Current Biolog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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