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인류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간 제물 유적지가 페루에서 발견됐습니다. 제물로 희생된 사람은 모두 아이들인데요. 새끼로 추정되는 라마의 유골도 한꺼번에 발견됐습니다. 라마는 남미에서 짐을 운반하기 위해 기르는 가축입니다.
지난해 4월 같은 지역에서 제물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의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아동들의 유골은 140명 이상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페루 트루질로국립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해당 내용의 발견을 <PLOS One>에 발표했습니다. 해부학적 증거와 유전적 증거에 비춰보면 아이들의 연령은 5~14세였습니다. 모두 유골이 발견된 Huanchaquito-Las Llamas의 고고학 유적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온 타민족 아이들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유적지에서 발견된 아이들의 유골에서 누군가의 매우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흔적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유골은 모두 흉골을 따라 긴 자국이 났고 갈비뼈가 망가져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해부학적 특징이 심장을 꺼내 제물로 바치는 현지 의식과 관련 깊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놀랍게도 140명 이상의 아이들이 제물로 희생된 기간은 1~5일 정도로 추정된다고 해요. 또 연구팀이 희생된 아이들의 유골을 조사해본 결과, 모두 생전 건강 상태가 평균 이상으로 좋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은 잉카와 마야, 아즈텍 등 여러 문명에서 발견됐습니다. 주로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는데요.
Huanchaquito-Las Llamas는 치무(Chimu) 문명에 속하는데, 최근의 발견 이전에는 아이를 제물로 바쳤다는 증거가 없었다고 해요. 그동안 소수 민족 출신이나 어린이를 제물로 바쳤다는 역사적인 증거가 없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겁니다.
홍수 때문으로 희생시킨 것으로 추정
치무 문명 사람들이 왜 140명 이상이나 되는 아이들을 제물로 삼았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데요. 종교적인 이유가 거론됐지만, 연구팀은 홍수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 1400~1450년경 치무 문명에 큰 홍수가 일어났다는 고고학 연구 결과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큰 홍수가 당시 이 문명에 정치, 경제적 타격을 입혔을 거라는 분석인데요. 이에 비춰보면 이민족 출신 아이들을 희생시켜 흉흉한 내부 분위기를 결속시키려 했을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참고자료##
Gabriel Prieto et al, A mass sacrifice of children and camelids at the Huanchaquito-Las Llamas site, Moche Valley, Peru, Plos one,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