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헨지는 영국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고대의 유산임에도 일반 사람들의 키를 초월하는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는데요. 때문에 다양한 미신과 음모론이 스톤 헨지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카디프 대학의 고고학 교수 Richard Madgwick은 스톤 헨지에서 기원전 2,800~2,400년경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돼지 뼈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에 연구진은 돼지뼈를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은 이 돼지뼈가 고대인들이 스톤 헨지 부근에서 성대한 잔치를 벌였던 흔적이라고 추측합니다.
뼈 속 화학 원소들의 차이로 분별
연구진들은 방사성 동위원소(radioactive isotope)를 이용해 돼지뼈를 분석했는데요. 돼지뼈에는 다양한 화학 원소들이 각기 다른 비율로 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 화학 원소의 비율을 활용한다면 어느 지역 출신의 고대인들이 스톤 헨지에서 파티를 벌였는지 추측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각각 원소의 독특한 붕괴 속도를 가지고 붕괴합니다. 어떤 원소는 붕괴 속도가 느려 풍부하게 존재하지만, 어떤 원소는 붕괴 속도가 매우 빨라 순식간에 사라지죠.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에는 '반감기(half-life)'가 사용됩니다. 반감기는 '그 원소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각종 방사성 동위원소는 고유의 반감기를 갖고 있습니다. 어떤 방사성 원소의 초기량을 알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남아있는 양을 계산한다면 반감기를 이용해 시간이 얼마나 경과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연구진은 돼지뼈가 묻힌 시기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왜 하필 돼지의 뼈일까?
돼지는 각 지역에서 유래한 먹이를 먹습니다. 먹이에서 나온 화학 물질들을 돼지의 뼈가 흡수합니다. 따라서 돼지의 뼈를 분석하면 그 안의 화학 물질과 각 지역에 존재하는 작물의 화학 물질들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톤 헨지에서 잔치를 벌였던 사람들의 출신을 어느 정도 특정하는 겁니다.
Madgwick 박사의 연구진은 131마리의 돼지뼈 속 화학 물질을 분석했습니다. 스트론튬, 산소, 황, 탄소, 질소 등 5가지 화학 물질의 동위원소를 이용했습니다.
Madgwick 박사 연구진에 따르면 대부분의 돼지들은 서부 웨일즈 출신이며, 일부 돼지들은 아일랜드 또는 스코틀랜드 출신일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유황(S) 동위원소가 검출된 돼지의 경우 해안 지역에서 왔다고 추측했습니다. 연구진은 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스톤 헨지에서 열리는 축제에 참여해 음식을 바치기 위해 돼지를 데려 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윤성탁 <환경생태학>
Richard Madgwick <Multi-isotope analysis reveals that feasts in the Stonehenge environs and across Wessex drew people and animals from throughout Brit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