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은 패혈증 비브리오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패혈증 비브리오균은 매년 발생하는 해산물 관련 사망 사고 원인 중 약 95%를 차지하는 식중독 세균인데요. 특히 면역력이 감소한 환자나 당뇨병, 신부전, 폐결핵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패혈증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패혈증을 유발해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50%의 치사율을 보이죠.
패혈증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페니실린과 암페타민 등의 항생제를 투여합니다. 하지만 항생제와 같이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약물은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공학부의 최상호 교수 연구팀이 패혈성 비브리오균을 포함한 병원성 비브리오균이 독성을 나타내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새로운 항균물질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Natur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항균물질 CM14는 기존의 항균물질들과 달리 병원성 비브리오균의 생장을 억제하지 않았으며, 동물에 대한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패혈증 비브리오균을 포함한 병원성 세균들은 감염시 다양한 독성 인자를 생성하여 병원성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독성 인자들은 포괄적 조절 단백질(Global regulatory protein)로 함께 조절되죠.
포괄적 조절 단백질 중 하나인 HlyU는 패혈증 비브리오균의 다양한 독성 인자 생성을 조절해왔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패혈증 비브리오균의 생장보다 HlyU의 활성에 더 집중하여 HlyU 단백질의 활성을 제어하고 독성인자들의 생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균물질 CM14을 개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군에는 CM14을 처리한 비브리오균과 HlyU 단백질이 결여된 비브리오균을 처리했으며, 대조군은 정상적인 비브리오균을 처리했죠. 그 결과 HlyU 단백질이 결여된 비브리오균과 CM14을 처리한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쥐들만이 생존했다고 합니다.
CM14은 기존의 항균물질들과 달리 비브리오균의 생장을 억제하지 않고 HlyU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CM14이 HlyU 단백질의 30번 시스테인 잔기에 결합하기 때문이죠. HlyU 단백질에 CM14을 처리한 결과 그림과 같이 자연상태의 HlyU 단백질보다 뒤틀린 구조를 갖게 되어 활성이 억제되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의 의의는?
"현재 사용되는 항균물질들은 식중독균을 비롯한 병원성 세균의 생장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내성균의 출현을 유도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용 범위가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는 이유죠. 그러나 본 연구에서 개발한 CM14은 병원성 비브리오균들의 생장을 억제하지 않고 독성인자들의 발현만을 억제하기 때문에, 내성균 출현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은 새로운 개념의 항균물질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개발된 항균물질 CM14은 향후 식품과 보건 분야에서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현재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물질의 개발에 기반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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