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는 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행하는 전염병입니다. 말라리아는 모기로부터 전염되는데요. 모기에 물리는 것만 막아도 말라리아는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병이죠.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미생물학자 Brian D Foy는 모기를 피하는 방법에서 나아가 '맞서는 방법'을 찾아 연구했습니다. Foy가 <The Lancet>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모기가 구충제 중 하나인 이버멕틴(Ivermectin)을 투여받은 사람들의 피를 먹으면 죽는다고 합니다. Foy는 이버멕틴을 복용한다면, 사람의 피가 모기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말라리아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설명입니다.
이버멕틴, 넌 어떤 놈이냐
이버멕틴은 림프사상충증과 회선사상충증을 포함한 열대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충제입니다. 이버멕틴은 무척추동물의 결합물질 의존성 염화물 통로(ligand-gated chloride channels)를 타깃으로 합니다. 신경 근육 전달을 방해해 기생충 질병을 치료합니다.
이버멕틴 추가 투여 시 감염↓
Foy 박사 연구진은 우기에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Diebougou에 있는 8개의 마을 거주자 2,712명을 대상으로 18주 동안 실험했습니다. 참여자들이 사는 곳은 매년 6월~10월마다 말라리아 때문에 골치를 앓곤 했죠.
참가자들 모두 18주 간 이버멕틴과 항곰팡이 약물 400mg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참가자들 중 1,447명은 나머지 3주간 이버멕틴을 3회 추가 투여받았죠.
실험 결과 이버멕틴을 추가로 투여받은 참가자들의 말라리아 감염률이 20% 감소했습니다. 모기에 물린 횟수는 참여자들 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혈청을 검사한 결과 모기의 침샘 단백질에 대한 생리적인 저항성은 이버멕틴을 추가로 투여받은 참가자들이 나머지 참가자들보다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의 경우 차이가 더 컸는데요. 어린이 참가자 590명 중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되지 않은 수치는 이버멕틴을 추가로 투여받은 아이들이 대조군 아이들보다 2배 이상 많았다고 합니다.
Foy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이버멕틴을 투여한 사람의 피가 모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Foy 박사는 이어 "이버멕틴은 다른 말라리아 치료제에 비해 작용 방식이 독특해서 또 다른 임상 실험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질병 감소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자료##
최석민 <초대하지 않은 손님, 전염병의 진화>
강신성 <생물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