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맨틀 "역동적으로 활동 중"
하부맨틀 "역동적으로 활동 중"
  • 함예솔
  • 승인 2019.03.27 07:15
  • 조회수 7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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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내부로 들어갈수록 압력과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지구 내부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지진이 발생할 때 나오는 지진파의 전파속도 변화와 지진의 이방성을 이용하는데요. 지질학에서 이방성(anisotropy)은 이런 식으로 쓰입니다. 물질의 물리적 성질이 그 물질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때 그 물질이 이방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각각 세 개 타입의 각섬석 배열로 인해 나타나는 지진파 S-파의 이방성을 보여준다. 동그라미(stereonet) 안의 파란색은 이방성이 큰 부분을 나타낸다. 출처: 서울대학교
각각 세 개 타입의 각섬석 배열로 인해 나타나는 지진파 S-파의 이방성을 보여준다. 동그라미(stereonet) 안의 파란색은 이방성이 큰 부분을 나타낸다. 
이 그림은 이방성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일 뿐, 기사에서 언급되는 연구와는 무관함.  출처: 서울대학교

지진의 이방성(Seismic anisotropy)은 맨틀 흐름의 경로를 조사하고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구의 맨틀은 상부맨틀과 하부맨틀로 나뉘어 있는데요. 상부맨틀의 이방성에 관해서는 비교적 개념이 잘 확립돼 있습니다. 그런데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이 접한 전이대(transition zone)와 하부맨틀에 관한 이방성의 존재 그리고 특징은 여전히 논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Nature Geo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각 아래 약 660~1,000km사이의 하부맨틀에서 이방성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연구진들은 하부맨틀이 기존의 생각보다 훨씬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특히, 해양판이 침강하며 가라앉는 섭입대 부근 지하에 자리한 하부맨틀의 경우 암석의 흐름과 변형이 바삐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학교와 리스본대학교의 지진학자 Ana Ferreira는 "그동안 지구의 하부 맨틀의 암석 흐름은 핵에 이를 때까지 느릴 것이라고 추정됐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대부분의 동적인 작용은 지표로부터 약 660km부근의 상부맨틀에서 일어난다고 여겨져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상부맨틀 vs 하부맨틀

 

지구를 짤라보면? 출처: fotolia
지구를 잘라보면 이렇습니다. 출처: fotolia

지구의 맨틀은 고체 상태이지만 부분적으로 용융돼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있고 쉽게 변형됩니다. 전이대(transition zone)는 상부맨틀과 하부맨틀 사이에 있는 구간으로 지표로부터 약 660km아래 있습니다.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은 구성하고 있는 암석의 종류도 차이가 나는데요. 상부맨틀은 주로 감람암(peridotite)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반면 하부맨틀은 브리지머나이트(bridgmanite) 광물이 풍부하며 마그네슘-산화철 페로페리클레이스(ferropericlase) 광물이 많습니다. 또,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은 온도와 압력 역시 다르다고 합니다.

 

지진파는 이런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출처: fotolia
지진파는 이런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출처: fotolia

한편, 지구물리학자들은 지구의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지화하기 위해 지진의 메아리를 사용합니다. 지진파의 속도와 방향의 변화를 관찰하며 연구진들은 맨틀의 암석과 광물의 구성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Ferreira와 그녀의 연구진들은 지구의 4천3백만 건의 실제 지진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3차원 글로벌 지진 단층 촬영이미지를 사용해 섭입대(subduction zones) 아래 하부맨틀에서 이방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참고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하는 섭입대 지역의 하부맨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그 결과 섭입된 해양판이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이 경계를 넘나들며 핵을 향해 침강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아주 오래된 판이 침강하고 있는 층의 경계에서 활동적이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진들은 '전위 클리프(dislocation creep)'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전위 클리프(dislocation creep)란 간단히 말해 결정성 물질(crystalline material)이 변형되는 걸 말합니다. 이 클리프는 맨틀의 암석과 상호작용하는 지각판 때문에 발생합니다. 맨틀이 변형되고 천천히 움직이는데 원동력이 됩니다. 

 

 

연구진들은 서태평양과 남아메리카의 하부맨틀에서 클리프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하부맨틀의 이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전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쉽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파도바대학교(the University of Padova)의 Manuele Faccenda은 "이러한 하부맨틀의 역동적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우리 생각보다 지구가 훨씬 더 빨리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진학자 Ana Ferreira는 "맨틀의 움직임은 지각에서 봤을 때 상당히 조용해보이지만, 이는 행성의 환경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금성을 떠올려보세요. 지구의 궤도와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고, 크기 역시 지구와 비슷합니다. 다만, 맨틀의 흐름이 매우 다릅니다. Ferreira는 "지구에 맨틀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가 왜 지구에는 생명체가 존재하지만 금성과 같은 다른 행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를 조절하는 것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참고자료##

 

Ana M. G. Ferreira et al., “Ubiquitous lower-mantle anisotropy beneath subduction zones”, Nature Geoscienc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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