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이후 뇌졸중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우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이준영 고려대학교 의학통계학교실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암과 뇌졸중 사이의 인과 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됐습니다. 한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해 암과 뇌졸중의 관련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연구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15년 사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표본코호트를 토대로 암환자 2만707명과 일반인 67만5,594명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든 뇌졸중 발병 위험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죠. 특히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17%로 위험도가 더욱 컸다고 해요. 다만 이번 연구에서 출혈성 뇌졸중은 관련성이 분명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간극은 암 진단 3년차까지 커지다 7년차까지 좁혀지지 않은 채 유지됐습니다. 때문에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 역시 차이가 컸어요. 암진단 7년차 때 뇌졸중 사망 위험을 계산한 결과 암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21%나 높았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 데 대해 연구팀은 암치료에 쓰이는 항암화학요법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암환자라고 하더라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뇌졸중 발병 위험이 21% 더 높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밖에 뇌졸중 발병 위험은 위나 대장과 같은 소화기암이나 폐암 등 흉곽 내 장기에서 발생한 암과 뚜렷한 관련성을 보인 반면 인두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 일부 암종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습니다.
서우근 교수는 "암으로 인한 고통도 큰 데 뇌졸중 위험까지 겹치면 환자나 가족들이 그 부담을 견디기 매우 어렵다"며 "암 진단과 동시에 뇌졸중 위험을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