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는 여러 항생제에 매우 큰 저항성을 갖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인류가 항생제 이후의 시대를 마주하게 되었다"고 경고했죠. 그래서 의학계에서는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항균 매커니즘을 가진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방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항생제 조합 치료는 항생제의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항생제들 간의 시너지 효과 검사를 해야 하는데요. 기존의 검사 방식은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희석 과정이 번거로우며,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약 24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카이스트의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은 항생제 효과 검사를 8시간 안에 도출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Lab on a chip>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의 항생제 간의 시너지 효과 검사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미세유체 칩은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를 가진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하여 굳히고,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들이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습니다.
항생제 분자들은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확산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두 항생제의 농도 조합 121개가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항생제 농도 조합으로 인해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매커니즘을 가지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그람음성 병원성 균주인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제안하는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 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연구의 총 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 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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