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드는 인공 장기나 뼈, 혈관 등은 강한 압력이나 생체 환경 안에서 그 형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른 장기나 혈관과 어우러져 자리 잡는 생체적합성을 동시에 지녀야 하는데요.
홍합과 말미잘과 같은 해양 유래의 구조 단백질 기술의 권위자인 차형준 교수와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의 권위자인 조동우 교수가 융합연구를 통해 해양 생물 유래 고탄성·생체적합성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와 조동우 교수 연구팀은 기계적 물성이 매우 뛰어난 말미잘 실크 단백질 원천소재를 기반으로 광가교를 통해 원하는 형상의 인공 생체 구조체를 빠르고 정교하게 3차원으로 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3D 프린팅 소재 개발은 생체 이식 후 조직과의 성공적인 융합과 재생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늦어졌습니다. 이에 합성 고분자나 천연 고분자를 이용해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합성 고분자는 뛰어난 물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생체 이식 시 생체적합성이 크게 부족합니다. 반대로 기존 천연 고분자의 경우 생체적합성은 뛰어나지만 물성이 크게 떨어져 3차원 구조체를 정교하게 제작하기 어려웠죠.
공동 연구팀은 뛰어난 물성이 있는 말미잘 실크단백질을 기반으로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다이-타이로신(di-tyrosine) 광가교를 통해 높은 물리적 안정성과 빠른 가교 능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압축 분사로 200~1000㎛(마이크로미터)까지 원하는 굵기로 다양한 형상의 인공 귀나 코, 혈관과 같은 3차원 구조체를 정교하게 인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구조체들은 물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누에고치 유래의 실크단백질 기반의 구조체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탄성력을 지닐 뿐만 아니라 더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지니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3D 프린팅 소재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와 높은 친화도를 보였고 뼈·연골 등을 구성하는 세포 분화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다양한 신체 조직 부위의 이식 및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도 기대되는데요.
차형준 교수는 "말미잘 실크단백질의 우수한 물성과 생체적합성에서 착안해 개발된 3D 프린팅 소재는 복잡한 3차원 구조체를 빠르고 정교하게 인쇄할 수 있다"며 "인체에 이식이 필요한 다양한 인공 생체 조직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Biofabrication>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