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전류 가했더니 기억력↑
뇌에 전류 가했더니 기억력↑
  • 강지희
  • 승인 2019.04.14 14:40
  • 조회수 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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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여러분 이거 다 상상인 거 아시죠? 출처: pixabay
프랑켄슈타인, 여러분 이거 다 상상인 거 아시죠? 출처: pixabay

1786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루이지 갈바니는 구리로 된 고리에 자른지 얼마되지 않은 개구리 다리를 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개구리 다리에 철 막대기에 닿은 순간 움찔하다가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를 본 갈바니는 '동물전기'라는 이론을 만들어 전기 에너지가 동물의 몸에 저장되어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갈바니의 동물전기 이론은 메리 셜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등 여러 창작물에 영향을 줬죠.

 

소설 <프랑켄슈타인>처럼 전류로 죽은 생물을 살려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Natur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전류로 감퇴한 기억력을 살릴 수는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의 신경과학자 Robert Reinhart는 "뇌에 약한 전류를 가하면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기 신호, 기억력에 영향 줘

뉴런과 시냅스. 출처: Wikimedia Commons
뉴런과 시냅스. 출처: Wikimedia Commons

신경세포인 뉴런은 수상돌기, 축삭돌기, 그리고 축삭말단으로 구성됩니다. 수상돌기는 다른 뉴런들의 전기자극을 수용하고 축삭말단은 다른 수상돌기로 전기자극을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축삭말단과 수상돌기가 만나는 틈을 '시냅스(Synapse)'라고 하는데요. 신경들은 이 시냅스를 통하여 전기와 화학 신호를 다른 신경으로 전달합니다. 

 

전기 신호가 강할수록 뉴런들은 시냅스의 연결을 강화시킵니다. 뇌의 영역인 측두엽에 있으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도 시냅스와 전기 자극의 영향을 받는데요. 시냅스의 전달 효율이 좋을수록 해마의 기능이 좋아져 기억력이 더 향상된다고 합니다. 

뇌에서의 아세틸콜린의 방향. 출처: Wikimedia Commons
뇌에서의 아세틸콜린의 방향. 출처: Wikimedia Commons

해마는 특히 뇌에서 흐르는 전파인 세타파{theta(θ) wave}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세타파는 기억력에 영향을 끼칩니다. 해마는 뇌에서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부위와 시냅스로 이어져있는데요. 아세틸콜린이 더 분비될수록 세타파가 더 활성화되고 세타파가 더 활성화될수록 아세틸콜린이 더 분비되어 기억력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뉴런과 시냅스의 수가 줄기 때문에 기억력이 감퇴합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그 과정이 극단적이라고 합니다.

 

틀린 그림 찾기로 연구를 증명하다

다른 점을 찾아보시오. 출처: Wikimedia Commons
다른 점을 찾아보시오. 출처: Wikimedia Commons

Reinhart의 연구진은 42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20~29세의 젊은 참가자들과 60~76세의 나이 든 참가자들로 나뉘었습니다.

 

연구진은 틀린 그림 찾기 형식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첫 번째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두 번째 이미지는 첫 번째 이미지와 유사하지만 차이점이 있는 이미지입니다. 연구진은 첫 번째 이미지를 보여준 후 3초 간의 공백을 보여준 다음에 두 번째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첫 번째 이미지와 두 번째 이미지가 동일한지 혹은 다른 점이 있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전류를 가하기 전 기억력 테스트를 한 결과 나이 든 참가자들은 젊은 참가자들보다 기억력 테스트 점수가 낮았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25분간 약한 전류로 뇌를 자극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틀린 그림 찾기 형식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했죠.

 

실험 결과, 나이 든 참가자들과 젊은 참가자들 모두 기억력 테스트 점수가 향상했다고 합니다. 특히 나이 든 참가자들은 젊은 참가자들과 유사한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전류 자극을 통해 참가자들이 받은 효과는 최소 50분 동안 지속됐습니다. 

전기, 뇌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출처: pixabay
전기, 뇌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출처: pixabay

연구진은 전류 자극을 받은 참가자들의 뇌를 뇌파로 확인했습니다. 확인한 결과 참가자들의 뇌는 측두엽에서 신경 동기화 패턴이 증가했으며 신경세포 간의 전기와 화학 신호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Reinhart는 "나이에 관계없이 뇌에 전류를 가하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Reinhart는 "이 실험은 뇌의 잠재적인 연구와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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