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4천만년 전 유독 다양한 생명체 출현한 이유는?
5억4천만년 전 유독 다양한 생명체 출현한 이유는?
  • 함예솔
  • 승인 2019.05.17 17:25
  • 조회수 9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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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탄생 이후 지구의 대기를 구성하는 성분들은 지속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구 생명체의 진화 과정 자체를 바꿔 놓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Nature Geo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동물상(fauna), 즉 어떤 특정한 환경 또는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이나 동물군은 '산소' 수준에 따라서 번성했을 수도 혹은 멸종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동물들이 처음으로 등장. 그림은 이 시대에 살았던 생명체의 일부이다.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동물들이 처음으로 등장. 그림은 이 시대에 살았던 생명체의 일부이다.

캄브리아 대폭발 당시 생긴 생명체, 현대 동물의 조상?

 

연구진들은 처음으로 캄브리아 대폭발(Cambrian explosion) 당시 급속히 출현했던 동물들과 대기의 산소 농도가 급증한 점을 연결시켰습니다. 동시에 대량 멸종 사건이 발생하던 때에는 산소 농도가 급감하던 시기와 부합한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캄브리아 대폭발은 약 5억4천만년 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처음 출현한 지질학적 사건을 일컫습니다. 참고로 캄브리아 대폭발 바로 전인 5억7,100만년~5억4,100만년 전 선캄브리아기의 원생이언(Eon)은 그 유명한 '에디아카라 생물군(Ediacara biota)'이 살았던 시기입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은 후생동물(Metazoa)의 초기 진화에 관한 단서를 쥐고 있다고 합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 화석 중 하나인 사이클로메두사(Cyclomedusa)화석. 출처: Wikimedia Commons
에디아카라 동물군 화석 중 하나인 사이클로메두사(Cyclomedusa)화석. 출처: Wikimedia Commons

리즈대학교의 지구화학자 Tianchen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때 생겨난 복잡한 생명체는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현대 동물들의 전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하지만 이 시기에 대기 중 산소가 있었다는 직접적인 기록이 없기 때문에 어떤 요인이 진화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는지 밝혀내는 건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해답은 시베리아에서

‘시베리안 플랫폼(Siberian Platform)’. (빨간색 원 안에 있는 지역). 출처: NASA/JPL-Caltech/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시베리안 플랫폼(Siberian Platform)’. (빨간색 원 안에 있는 지역). 출처: NASA/JPL-Caltech/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답은 시베리아 고원지대에 있었습니다. '시베리안 플랫폼(Siberian Platform)'이라 불리는 지역은 한 때 얕은 바다였는데요. 캄브리아 시대에 살았던 모든 화석 종의 절반이 이곳에 서식했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은 캄브리안 대폭발 당시의 기록도 담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강 두 곳에서 고대의 석회암(ancient limestone)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는데요. 연구원들은 약 5억 년 전 당시의 탄소 순환과 황 순환을 비교할 수 있는 모델링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생물지구화학적인 이 모델링은 대기 중 산소에서 주기적인 변동이 있다는 것을 말해줬습니다. 또, 얕은 바다에 산소가 공급된 범위를 보여줬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당시 지구의 산소 농도가 이따금씩 발생하는 생명체의 다양성과 직접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강에서 석회암 샘플 채취~ 출처: fotolia
강에서 석회암 샘플을 채취했다. 출처: fotolia

연구진은 산소 농도가 높았을 당시 얕은 바다에서 동물의 다양성이 고조됐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캄브리아 대폭발의 '단계식 특성(stepwise nature)'의 유력한 해석을 제공했습니다. 연구 저자는 "고대의 해양은 산화돼 있었고 이는 일반적으로 몸집이 더 크고 진보된 골격을 가진 훨씬 다양한 동물상과 동물의 운동성 증가, 육식성과도 관련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다양한 동물들이 출현하고 증식하는 새로운 기회를 잡으면서 어떻게 서식지 역시 증가됐는가를 설명해줍니다. 

 

이밖에도 연구진은 캄브리아기 초기 산소가 부족했던 시기에는 동물들의 다양성이 오랫동안 중단 상태에 있었고 이는 무려 2천만년 이상 지속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는데요. 이는 몇몇의 멸종 사건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모델링에 따르면 해양의 황산염층이 감소하고 얕은 바다의 산소가 결핍되는 시기와 멸종 사건 시기가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캄브리안 대폭발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산소의 역할에 관한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동물의 신체구조와 생활 방식이 훨씬 더 높은 산소 소비량과 연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데요. 오늘날 생명체의 패턴을 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Graham Shields 교수는 "이 연구는 초기 동물들이 대기 중 산소농도의 극심한 변화로 진화적 발산(evolutionary radiations)과 개체군 병목현상을 겪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며 "지구는 단세포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단순한 형태의 미생물로부터 (캄브리안 대폭발) 이후 오늘날 볼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하며 활동적인 생명체로 발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진화적 발산이란 공통의 특질을 가지는 공통조상 집단으로부터 진화 과정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변형된 특질을 물려받아 다양한 자손종 집단이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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