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뉴턴(1642~1727)을 모르는 분들은 드물 것 같은데요. 뉴턴은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요 천문학자이기도 하죠. 그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미적분학을 발명한 천재로 이름이 높은 학계의 거인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작 뉴턴도 한때 '묻지마 투자'로 경제적 손실을 본 적이 있다고 해요. 때는 1720년 뉴턴이 77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남미지역에 대한 독점무역권을 가진 남해회사(The South Sea Company)라는 곳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는데요.
남해회사는 영국이 1711년 자국의 국채를 정리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였습니다. 본래는 아프리카 노예를 서인도에 팔아넘겨 수익을 얻을 목적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계획은 예상보다 풀리지 않아 복권사업과 영국 국채를 자기주식으로 교환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대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끕니다. 그래서 남해회사의 주식이 가파르게 상승하게 되는데요.
특히 뉴턴이 남해회사에 투자했던 1720년에는 1월 기준 주당 100파운드였던 주가가 5개월만에 7배가 뛰었고 6월이 되자 주당 1,000파운드가 넘기도 했죠. 뉴턴도 이때 7,000파운드라는 쏠쏠한 수익을 얻었죠.
이때 뉴턴은 천재수학자와 천재과학자라는 타이틀에 '주식 투자의 달인'이라는 명성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뉴턴이 주식을 판 뒤에도 남해회사의 주가가 치솟습니다. 문제는 남해회사가 다양한 이권사업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알맹이가 없었다는 데 있는데요. 남해회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래저래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 매출은 변변찮았고 주력 사업도 없는 처지였습니다.
다만 남해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투자 열풍으로 주가가 하늘 모르고 계속 오른 것이죠. 이 비성적인 투자열풍에 결국 뉴턴도 다시 동참하게 됩니다. 7,000파운드라는 수익에 만족할 수 없었던 뉴턴은 다시 남해회사의 주식을 사들입니다.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남해회사의 수익을 팔았다고 판단하고는 묻지마 투자를 강행한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비이성적인 광풍에 결국 영국의 관계 부처가 나서 남해회사에 대한 제재에 나섭니다. 규제가 들어오자 1720년 8월에 남해회사 회장을 포함한 회사 간부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자사 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에게 전해졌고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바닥을 치게 되는데요.
이때 많은 사람들이 파산을 한 것은 물론 이 충격으로 자살을 한 이들도 상당수였다고 해요. 뉴턴도 이때 2만 파운드를 날리게 됩니다.
남해회사로 큰 경제적 손실을 본 뒤 뉴턴은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센티미터 단위까지 계산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투자자들의 광기를 '양 떼 효과'로 설명하는데요. '양 떼 효과'는 많은 이들이 하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주관 없이 따라하게 되는 심리적 상태입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로 어떤 회사가 미래 큰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투자자들이 하나 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이것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주식투자 광풍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참고자료##
- 김영헌, <속임수의 심리학>, 웅진지식하우스,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