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를 파킨슨병 걸리게 만드는 이유
초파리를 파킨슨병 걸리게 만드는 이유
  • 이상진
  • 승인 2019.06.04 22:55
  • 조회수 4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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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를 이용해 파킨슨병을 연구합니다. 출처:fotolia
초파리를 이용한 파킨슨병 연구. 출처: fotolia

초파리는 본래는 파킨슨병을 앓지 않는다고 합니다. 파킨슨병을 앓기에는 초파리의 생애가 너무 짧은 까닭인데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의도적으로 초파리가 파킨슨병에 걸리도록 한다고 해요. 왜 그러는 걸까요.

 

파킨슨병 걸리는 이유는 도파민 신경세포 때문

 

인간이 파킨슨병에 걸리는 이유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도파민 신경세포는 뇌 속의 운동부위를 관장하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요. 도파민 신경세포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죠. 

 

그런데 현재까지 파킨슨병은 이 신경전달물질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을 채워주는 치료법을 개발해내는데요.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 인간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파킨슨병 초기에 레보도파를 처방 받으면 도파민이 생성돼 운동능력이 회복됩니다. 출처:fotolia
파킨슨병 초기에 레보도파를 처방 받으면 도파민이 생성돼 운동능력이 회복된다. 출처: fotolia

해당 약물의 대표적인 예로 뇌의 도파민을 채워주는 레보도파가 있습니다. 레보도파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만드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바로 전 단계인데요. 

 

파킨슨병을 앓는 사람이 이 레보도파를 처방 받으면 도파민 신경세포가 이를 도파민으로 바꿔 운동능력이 회복되기도 합니다. 레보도파의 효능을 상당히 뛰어난데요.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레보도파로 운동 능력을 되찾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레보도파 같은 약물의 효능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약물은 애초에 시간적 한계가 정해져있다고 해요. 이는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제 기능을 못해 레보도파 등을 섭취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레보도파를 도파민으로 바꿔줄 도파민 신경세포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파킨슨병 원인 알아내기 위해 초파리 이용

 

파킨슨병의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두 가지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환경적인 요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농약과 제초제 등이 파킨슨병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는데요. 왜냐하면 해당 약물을 사용하는 농촌 지역이 도시보다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에 걸리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출처:fotolia
파킨슨병에 걸리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출처: fotolia

과학자들은 농약 외에 파킨슨병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마약과 중금속, 그리고 오염된 식수 등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환경적인 요인이 어떻게 파킨슨병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과정은 아직 정확히 연구되지 않았죠.

 

하지만 파킨슨병의 유전적 요인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밝혀졌는데요. 때문에 과학자들은 파킨슨병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동물이 초파리인 것이죠.

 

사실 과학자들은 파킨슨병을 연구하기 위해 초파리뿐만 아니라 원숭이와 쥐도 사용합니다. 하지만 원숭이는 관리에 꽤 많은 애로사항과 경제적 지출을 요구하고 쥐는 인간이 파킨슨병을 앓을 때와는 다른 병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인간의 파킨슨병을 연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10일이면 다 자라고 관리도 편하고 비용도 들지 않는 초파리를 인간 대신 사용해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아무리 연구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해도 과일 위나 날아다니는 작디 작은 초파리로 인간의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연구 결과가 나올까 싶은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의외로 초파리는 인간과 상당히 유사한 구석이 있습니다. 초파리의 뇌는 인간처럼 좌반구와 우반구로 나뉩니다. 또 초파리에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신경세포가 있죠.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성돼 인간의 유전자 가운데 파킨슨병과 관련된 20개의 원인유전자가 발견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20개의 원인유전자 가운데 단 하나만 잘못돼도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건데요.

초파리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가운데 70%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fotolia
초파리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가운데 70%를 가지고 있다. 출처: fotolia

과학자들은 초파리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초파리가 인간에게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가운데 70%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요. 여기에는 파킨슨병도 포함됐죠. 초파리는 인간에게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20개의 원인유전자 가운데 19개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초파리가 파킨슨병에 걸리게 하기 위해 초파리가 가지고 있는 19개의 유전자 가운데 하나를 분자생물학적기술을 이용해 못 쓰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의도적으로 파킨슨병에 걸린 초파리를 연구하는 것이죠.

 

이때 파킨슨병 초기인 초파리에게 레보도파를 꿀물에 타서 먹이면 인간과 같이 운동능력이 회복됩니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초파리를 파킨슨병에 걸리게 하는 유전적 과정을 통해 인간이 파킨슨병에 걸리는 환경적 요인과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강문일 외, <생물학 명강>, 서울:북하우스 퍼블리셔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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