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청력이 발달한 이유
시각장애인의 청력이 발달한 이유
  • 강지희
  • 승인 2019.05.28 20:40
  • 조회수 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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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가수 스티비 원더는 어렸을 때부터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앞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스티비 원더를 따돌렸죠. 하지만 그의 장애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그의 교실에 쥐나 나타나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이 쥐를 잡으려고 안간힘 썼죠. 하지만 쥐가 순식간에 교실 구석에 몸을 숨겼습니다. 쥐가 교실에 숨은 탓에 수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선생님이 스티비 원더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보지 못하는 대신 남들보다 청력이 발달했을 거야. 그러니 귀를 잘 기울여서 쥐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 보렴"

 

순간 스티비 원더나 다른 아이들은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원더는 선생님 말씀대로 귀를 기울여 쥐가 숨은 곳을 찾아냈습니다. 그런 그에게 선생님은 다시 말했습니다. 

 

"봐라. 넌 우리 반의 어떤 친구도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너는 보지 못하는 대신 특별한 귀가 있어"

- 김미희 <희망학교> -

스티비 원더는 시각장애인이었지만 다른 뛰어난 감각들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가수가 됐습니다. 스티비 원더는 뛰어난 청력을 갖고 있는데요. <Journel of Neuroscience>에 따르면 실제로 스티비 원더를 포함해 어린 시절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뇌 가소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청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발달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실험했는가

 

미국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Ione Fine의 연구진은 시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이거나 어린 시절에 시력을 잃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중 일부는 성년기에 접어든 후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실험에서 모스 부호 소리와 유사한 '삑'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이 소리들은 주파수가 달라 다른 음을 들려줍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모스 부호 소리를 들려주면서 fMRI로 뇌를 스캔했습니다. 

시각장애인(붉은색 표시)들은 소리의 주파수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출처: Washington University
시각장애인(붉은색 표시)들은 소리의 주파수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출처: Washington University

fMRI 스캔 결과 시각장애인들의 뇌에서 듣는 것을 담당하는 청각 피질이 비장애인들보다 더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동시에 소리에서 나오는 주파수들의 미묘한 차이를 비장애인들보다 더 빠르게 파악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시각장애인이 움직이는 물체를 어떻게 추적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물체가 가까이 또는 멀리 이동함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변하였는지 청취하도록 요청했죠.

 

두 번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들의 청각 피질이 빠르게 반응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시각장애가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 수술을 받은 참가자들도 시각장애인 참가자들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뇌 가소성'

 

뇌 가소성이란 중추신경계의 손상 후 뇌가 재구성 혹은 재배치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신경가소성'이라고도 불리죠. 이는 주위 환경이나 병변에 맞도록 대뇌피질의 기능과 형태가 변하는 신경계의 적응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의 어느 영역이 손상되어 더 이상 회복이 되지 못한다면 뇌의 신경은 다른 부위를 더 발달시킵니다. 이는 사람뿐만이 아닌 다른 동물들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예쁜꼬마선충. 출처: Fotolia
예쁜꼬마선충. 출처: fotolia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교 신경생물학 연구자 Ithai Rabinowitch와 Millet Treinin의 연구진은 화학 물질로 예쁜꼬마선충의 촉각 신경을 소실시켰는데요.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의 후각 신경의 수가 증가하고 발달했다고 합니다. Fine의 연구진은 이 실험처럼 청각 장애인들이 어린 시절 시각을 잃음으로서 뇌 가소성 때문에 청각이 발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뇌 가소성은 연령이 어릴수록 더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산시 산소결핍이나 난산 등으로 인한 신경계 손상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처럼 분화가 아직 되지 않은 미숙한 상태에서는 뇌의 가소성이 높지만 점차 성장함에 따라 두뇌는 전문화가 되기 때문에 가소성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참가자들도 실험에서 청각 피질이 반응을 보였다는 결과를 토대로 뇌 가소성은 어린 시절에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추측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이미지. 출처: Fotolia
시각장애인 이미지. 출처: fotolia

워싱턴대 Fine의 연구진은 "어린 시절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뇌 가소성 때문에 청각 피질이 발달했으며 이는 뛰어난 청각으로 이어졌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Fine은 "이 실험은 유아의 두뇌가 성장하는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다"며 이 실험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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